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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Oct 04. 2024

능동적인 참여가 성장의 기회를 주었다

모두의 성공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곳에서 무엇을 하든 성공하기를 바란다. 어쩌면 성공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 내면에 내재 되어 있는 욕구가 아닌가 싶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기고, 앉고, 걷는 진화적 성공으로 시작해서 타인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려 노력하며, 나중에는 부와 명예를 얻으려 한다.        




사회 통념상 성공은 지표를 가지고 평가하려 한다. 성공은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대개 돈, 지위,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와 팔로워 수 등 표준화된 기준으로 측정된다. 이처럼 사회가 말하는 성공은 근본적으로 경쟁적이며 상대적이다. 개인의 목표와 가치는 고려하지 않고 양자택일의 지표를 사용한다. 이기거나 지거나,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둘 중 하나다. 더 많이 소유하고 다른 모든 사람보다 앞서 나가는 것을 성공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성공을 정의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성공의 정의를 ‘성장’하는 것에 두고 싶다. 그날 하고 싶었던 것을 하게 되고, 그날 목표로 했던 것을 이루기 위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그날을 약간 더 낫게 만들었다고 자부하며 잠자리에 들 수 있다면 성공한 하루의 삶이 되고, 그런 삶들이 모여서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성공적인 삶'이라 말하고 싶다.     


만약 목표를 이룬 상황인데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자신이 내린 성공의 정의가 자신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이상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성공의 기준은 자기 자신이 내리고, 자신의 판단에 의해 정의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오랜 학창시절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에게는 삶의 가치관이 하나 생겼다. ‘단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라는 것이다. 안치환‘철의 노동자’라는 노래 가사에 ‘내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라는 말이 있어 마치 노동자의 투철한 사명같이 들리지만, 가장 현실적이고 철학적인 말이다. 우리는 신이 아니다. 어쩌다 보니 인간으로 태어나, 한평생 희노애락을 누리며 살다 짧은 생을 마치는데, 하루하루 소중한 삶을 인간으로써 인간답게 살겠다는 것은 가장 원초적이고 극명한 삶의 철학이고, 목표이며, 성공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인간은 원초적이지만 하루하루 성장하는 동물이다. 어느 순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시점가 있기 마련이지만, 그 와중에도 끊임없는 성장의 욕구는 내재되어 있다.      



직장생활도 마찬가지다. 비록 내가 만든 회사도 아니고 월급을 받으며, 회사나 조직이 원하는 일을 해줘야하는 입장이지만, 그 속에서도 성장할 수있는 기회는 많다. 우연히 입사한 첫 직장에서 나에게 주어지는 일은 허드렛일이 대부분이지만, 항상 능동적으로 대응하려고 노력했다. 개인대출을 담당하던 때이다. 지금도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지만 개인 신용대출의 경우는 신용도에 따라 천차만별로 기준이 다르고, 각 금융기관마다 적용기준이나 금리 수준이 다르다. 그런데 내가 일하는 직장은 업력도 짧은데다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지 않은 신생기업으로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었다. 선배들은 선진 기업인 타 업체가 만든 매뉴얼을 기준삼아 그때 그때 적용하는 것이 다였다. 타 기관에서 사용하는 매뉴얼을 적용하려니, 회사 입장도 안 맞고, 내용이 복잡해 적용할 수 있는 내용도 한정되어 있었다.      


남이 만든 옷을 내 몸에 맞추려 하니,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빌려온 옷을 해체하고 다시 재단하듯이, 타사에서 이미 오랫동안 현장에 적용해 검증된 매뉴얼을 분해하고 편집하고 새롭게 추가하여 우리회사만의 매뉴얼로 만들었다. 그때부터 나의 책에 대한 편집과 창작활동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창구에서 이런 저런 책들을 뒤적일 필요없이 내가 만든 매뉴얼 하나면 대출업무는 무난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나의 기획력과 능동적 대처능력은 그 이후의 직장생활에서도 계속되었다. 주어진 일을 넘어, 새로운 일에도 두려움없이 참여하려는 의지가 동료 선배들로부터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1순위로 만들었다.    

  

우연한 기회로 입사하게 된 삼성에서는 입사면접만 세 번에 걸쳐 봤다. 첫 번째는 실무담당 팀장과 두 번째는 담당 임원 그리고 세 번째는 인사팀을 비롯한 타사 임원들 면접이다. 이런 전통은 두산에 입사할 때도 맥락을 같이 했다. 두산은 마지막 면접을 당시 그룹 회장인 ‘박용만’ 회장이 직접 봤다. 불과 5분 안팎의 짧은 만남이지만, 특유의 직감으로 최종 당락을 결정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들이 가장 우선으로 꼽는 인력은 융통성도전정신이 투철한 인재상이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당시는 막 IMF를 겪고 있던 시기라 무엇보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새로운 일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삼성으로 옮긴 직후 나는 나의 본래의 잡을 잃었다. 당시 기업심사 전문가로 영입이 되었지만, 곧바로 이어진 IMF구제금융으로 당분간 기업대출을 할 수 없었으며, 자연스레 기업을 심사할 일도 없었다. 그래서 찾아온 기회가 '신사업 개발'과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TF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각 분야에서 선발된 6명이 6개월 동안 합숙하며, IMF 이후 변화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바꿔야 할지를 찾는 과정이었다. 국내에 있는 모든 지점을 방문하여 현장의 실상과 문제점을 파악할 뿐만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선진업체들의 방문을 통한 벤치마킹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도전정신이 동시에 여러 개의 TF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전공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IT 관련부서에서 20년 넘게 일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 당시 나의 직업관과 행복관은 일을 통해 하루하루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었다. 비록 남의 성장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나의 성장만을 위해 노력한 것이 지금과는 다른 가치관이었지만, 그때 가졌던 마음가짐이 여전히 나의 도전정신과 성장에 대한 동력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기회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텍쥐베리의 말처럼 삶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야생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마시 코트렐홀(Marcy Cottrell Houle)은 그의 책 ‘The Gift of Aging’에서 90이 훨씬 넘은 납비 조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조시는 90이 넘은 나이에도 학습은 취미이고, 교육은 소명이라며 “나이 든 사람도 즐겁게 목적을 추구하며 활기찬 삶을 살 수 있다네. 다만 인생을 즐기는 데 그쳐서는 안 되지. 즐거움보다 더 높은 목표가 있으니 말일세.”라고 말하며 죽는 날까지 타인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교육을 멈추지 않았다.  


우리의 삶은 성장의 연속이다. 나이를 먹어 죽을 때가 되어도 성장은 지속되어야 한다. 어느 순간부터 모든 것을 멈추고 쉬는 것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하루하루의 삶이 소중하고 역동적인 것으로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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