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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함을 유지하고 싶지만

메마른 땅에 그늘을 제공하는 심정으로

by 이상옥
대전02.jpg [대전 중심가에 위치한 카페 앞]


생각이라는 방향타를 단단히 잡으라.

너의 내면에는 실제 나 자신이라는

훌륭한 스승이 잠들어 있다.

그를 깨우라.

그를 눈뜨게 하라.

배를 다스리는 능력은 마음의 통제력이다.

바른 생각은 숙련된 선장으로 우뚝 서게 만드는 일이다

평온함은 모든 것을 이루는 힘이다.

그러니 마음에 이렇게 말하라.

”평온하라, 고요하라!“

- 제임스 앨런 / 스스로 창조한 나 -




대전에서 일한지 3주가 지났다. 나의 역할은 특허청 차기 사업을 위해 기재부로부터 예산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전략과 기획을 수립하는 약 6개월의 컨설팅 사업의 프로젝트 매니저이다. 상주인력이 7명이고, 비상주도 8명이나 되는 인원을 잘 리딩하여 고객이 원하는 산출물을 만들고, 그 산출물을 토대로 예산을 받아내야하는 중대차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 상주하고 있는 컨설턴트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여 산출물이 제대로 나오도록 리딩하는 것도 나의 몫이다. 그러다보니 일에 대한 중압감으로 스트레스를 종종 받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기대하고 있는 컨설턴트로부터 기대치 이하의 산출물을 제공받았을 때는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높은 언성과 심한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경우를 숱하게 겪고, 25년이 넘도록 유사한 분야에서 일을 해 왔음에도 여전히, 나의 한계를 보이곤 한다.


고요한 마음이 있고, 온화하고 상냥하고 친절하고 배려심 깊고 너그러운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런 사람은 항상 사랑과 지지와 존경을 받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와 삶의 변곡점에 놓인 때라도 고요하고 평온하기 때문에 그 어떤 변화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리가 평온함이라고 부르는 ‘고요함’은 인격의 발전, 그 마지막에 있는 관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성품은 삶의 꽃이며 영혼의 진짜 모습을 아는 결실이다. 오랜 명상과 수련으로 체득한 고승의 품성이 그럴까? 성불이 된 부처님의 깨달음이 그리할까?


스스로 자신의 인격을 망치고 발끈하는 성질을 그대로 드러내 내면의 평온을 파괴하고 자신과 주변과 일과 관계의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은 자신들이 마땅한 이유로 그렇게 한다며 핏대를 세우고 성질을 내겠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균형 있는 내면을 갖추고 평화롭고 조화로운 성품을 가진 이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지금의 나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가? 공포심과 경각심을 조성하여 참여하고 있는 구성원들을 휘몰아쳐서 원하는 산출물이 나올 때까지 나의 인격을 무너뜨려야 하는가? 아니면 구성원들을 믿고 조급함을 버리고 인내하고 기다려줘야 하는가? 고요한 삶, 즉 진리를 깨닫는 일은 파도가 치는 그 수면 아래 아무런 외부 조건에도 휘둘리지 않는 공간과 같다. 영원히 지속되는 내면의 고요 속에 거하는 삶을, 그 무엇과 단순한 비교로 어떻게 견줘볼 수가 있겠는가? 영원한 고요 속에 거하는 삶과 비교하면 단순한 일과 돈을 추구하는 삶이 얼마나 하찮아 보일까?


대전03.jpg [몇 달 숙소로 사용할 대전의 빌라]


나는 아직도 그런 경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내 주변에서도 숱하게 봐왔다. 많은 사람이 통제되지 않는 성질과 기준을 내밀고, 조절하지 못하는 감정의 기복을 내세우며 소란을 피운다. 불안과 의심에 휩싸여 그 에너지를 모두에게 전달시킨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 생각을 통제하고 내면이 강인하여 오랜 노력을 해 온 사람은 그 영혼이 일으키는 바람과 폭풍우를 잠재우고 변화되도록 이끈다.


나의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은 바로 나이다. 내가 의심과 불안을 버리고, 팀원들을 믿고 올바른 이해력을 바탕으로 ‘원인과 결과의 법칙’에 입각하여 명확하고 분명하게 리딩한다면 분노할 이유가 없다. 화를 내거나 불평불만을 쏟아 내거나 초조하고 걱정하고 험담하고 불안해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침착하고 굳건하고 고요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리더의 자세이고 태도이다.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배운 침착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맞추는 법을 알고 있으며, 그렇게 배려 받은 사람들은 그의 내면의 큰 힘을 존경하게 된다. 그에게 배우고자 하고 기대어 의지하고 싶은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사람이 고요해질수록 그의 성공과 영향력, 선을 향한 바르고 옳은 것을 향한 힘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원래 인간의 내면은 그런 것들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강인하고 침착한 사람은 언제나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그는 메마른 땅에서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폭풍우 속에서 피난처가 되는 바위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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