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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Nov 29. 2023

데이터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SMAC으로 여는 세상


오늘날 원자현미경은 원자세계를 탐구하며 나노 과학을 이끌고 있으며, 우주망원경은 우주를 탐색하여 새로운 행성과 생명을 찾으며 역사적인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인류 문명은 사물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기구가 다양하고 정밀하게 관찰할수록 발전해 왔다. 즉 사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측정하는 질과 양에 따라 지식과 정보의 가치가 달라지고, 이를 잘 활용하고 적용한 개인이나 국가는 권력과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도서를 파는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이 세상의 모든 상품을 취급하다시피하며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특히, 그들이 고객으로부터 축적한 엄청난 데이터는 단순한 개인 맞춤 상품 판매와 예측 판매를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꿈꾸는 원천이 되고 있으며, 세상을 지배할 가공할 무기가 되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세상을 지배하고, 인류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기업들은 모두 상상할 수 없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가 사회전반을 지배할 것이다

미국의 테슬라는 100퍼센트 전기차를 생산하는 회사로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가 CEO로 있다. 테슬라의 모델 S에는 소비자를 위해 다양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차량의 운행기록이 모두 데이터화 되어 회사의 전산시스템에 집중되어 운행 상태를 감시하고, 정비가 필요함을 알리며, 주행거리와 운행 효율이 다른 운전자들의 경험과 비교해 어떠한지를 운전자들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ZARA)는 미국 MIT 대학과 함께 전 세계 매장의 판매와 재고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대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 재고 최적 분배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이를 통해 스페인에 있는 2개의 물류창고에서 주 2회, 세계 각국에 있는 1,500여개의 점포로 직송하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고객의 니즈를 실시간으로 반영함으로써 불필요한 재고의 효율적 분배가 가능하도록 했다. 다양한 매장에서 판매되는 의류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불필요한 재고 관리를 감소시킨 것이 유행에 민감한 패션시장에서 독보적인 판매량을 올린 원동력이 되었다.    


미국의 선거 전략가 칼 로브조지 부시에게 1994·1998년 주지사 선거와 2000·2004년 대선 등 4차례의 선거 승리를 안겨준 것으로 유명 하다. 그가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은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데이터와 지도였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1990년부터 공개한 인구, 가구, 주택, 기업체 정보 등 250여 세부 정보를 GIS 데이터와 연동하여 미국 전역을 약 800만 조사구로 정밀하게 쪼갠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거전략을 급속 선회한 칼로브는 선거에서 승리하였다.


그런 공화당 진영에 패배를 거듭한 민주당은 2008년 오바마 선거 때부터 GIS 통계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페이스북에 담긴 유권자 데이터도 분석해 전략지도로 활용했고, 오바마는 2008·2012 두 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였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 진영에서 GIS 분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승리한 사실은 유명하다. 그 이후 여·야를 망라하고 우리나라의 정치권에서도 GIS와 지도 데이터를 통한 선거전략은 일반화 되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로 열결되고 또 연결될 것이다

인터넷과 통신의 놀라운 발전과 속도는 세상을 모두 연결시키고 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고, 기계와 기계를 연결시키며, 사람과 기계를 연결시키고 있다. 그 이면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있다. 집에 PC는 기본이고 가방 속에 노트북이나 스마트패드를 넣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뿐만 아니라 똑똑해진 스마트폰은 손안에 컴퓨터로 불과 수년전의 PC보다 성능이 훨씬 좋아졌다. 컴퓨터가 내장된 기기들과 날로 빨라지고 넓어지는 통신기술로 인해 연결은 더더욱 늘어나고, 이들이 생산해 내는 데이터와 이들 사이를 오가는 데이터는 폭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서 나온 이론이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며, 이 사업을 핵심적으로 이끌어가려는 것이 IBM의 ‘스마터 플래닛(Smarter Planet)' 구상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로 전력공급자와 가정, 회사, 공장 등의 소비자가 상호 실시간 통신을 하며 전력 사용내역을 모니터링하고 적절하게 생산과 배분을 조정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전 세계의 전력망이 비효율적인 요소로 인해 연간 40~70%의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 IBM은 분석한다. 그리고 그들은 주장한다. 이러한 낭비를 없애고 모든 시스템을 ‘스마트’하게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세상 모든 사물에는 센서가 존재하게 되고(Instrumented),
그 모든 사물들이 상호 통신을 하며(Interconnected),
이러한 빅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된(Intelligent)
세상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게 되었다. 

데이터가 혁신을 주도할 것이다

급속한 변화에 대처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높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혁신(Innovation)이라고 한다면 빅데이터는 혁신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혁신을 일으키려면 스티브 잡스처럼 엄청나게 머리가 좋은 인재와 억세게 운 좋은 타이밍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그런 인재가 있으면 쉽게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명한 작가이자 강연가로 유명한 말콤 글래드웰이 저술한 ‘티핑포인트’에서 언급한 것처럼 절묘한 타이밍 또한 성공적인 혁신의 필수요소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업에서 스티브 잡스와 같은 혁신적인 경영자를 찾기는 쉽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고 자발적으로 신규 사업을 일으킬 만큼 의욕과 능력을 갖춘 직원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영웅과 기적같은 타이밍에 따른 단기적인 혁신보다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우직하고 견실하게 혁신을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방법론 중의 하나가 바로 빅데이터의 활용이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구조를 바꾸는 경영혁신 차원보다는 각 단계별로 즉각적이고 다각적인 검토를 거친 프로세스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제품 개발에 있어 기존에 계속 팔기만 했던 제품의 이용 상황에 관한 데이터와 소비자들의 의견을 취득함으로써 개발단계에서부터 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 즉 소비자가 좋아하리라 생각하고 장착한 것이 실제로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 기능은 과감히 제거하고 다른 기능으로 개발자원을 분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미 포드나 볼보같은 선진 자동차 제조업체에서는 이미 실행을 하고 있다.


마케팅부문은 가장 적나라하게 활용가치가 높은 분야이다. ‘지금 저 소비자는 무엇에 관심이 있는가?’ ‘무엇을 추천하면 살 것인가?’ 하는 것을 파악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성별, 연령과 같은 기본적인 속성은 물론, 구매이력, 매장이나 사이트 내에서의 동선, 지금 입고 있는 옷에서 읽을 수 있는 기호, 소득수준, 최근에 나눈 친구와의 SNS 문구에서 선호하는 브랜드 등 취득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분석하면 즉각적인 마케팅이 가능하게 되었다.


[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더이상 기존의 마켙팅 방식은 의미없게 되었다]


데이터가 상상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기도 전에 빅데이터 개념을 적용해 비즈니스에 활용한 회사가 아마존입니다. 고객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온라인 쇼핑의 가치를 빠르게 인지하고 이메일 추천 마케팅과 개인별 맞춤 서비스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아마존은 여기에 머물지 않았다. 2013년 12월 아마존은 고객이 구매하기 전 미리 배송을 준비하는 ‘예측 배송’ 서비스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고객이 물건을 살지 아닐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고객 주소지 근처의 물류창고로 배송을 시작하는 것이다. 미리 물류창고에 갖다 놓음으로써 주문과 동시에 배송하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뿐만 아니라 심지어 결제 하지도 않았는데 미리 배송하여 구매할 의사가 없으면 반송하는 것까지 추진하였다. 


이러한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 또한 모두 빅데이터 분석 역량에 대한 아마존의 무한한 확신에서 온다. 아마존은 소비자가 어떤 물건을 평소에 자주 구매하는지, 어떤 물건에 관심이 많은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과거 구매 내역과 관심 물품 목록, 검색기록과 반품 목록 등을 이용해 사용자 자신보다 사용자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예측이 실패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은 분명히 존재한다. 마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범죄 예측을 잘못해 벌어지는 리스크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마존은 이런 상품들에 대해서는 할인된 가격으로 고객에게 판매하거나 기부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미래의 유통산업에 있어서 고객 구매 이력의 빅데이터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 되었다. 또한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산업 영역에서 나올 것으로 분석된다. ‘모든 산업의 서비스화’가 이뤄지면서 기존 산업에 대한 고정관념이 크게 바뀌는 것이다. ICT산업은 통신과 IT기기 중심의 시장에서 인터넷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2017~2022년 5년간 구글과 아마존, 이베이 등 인터넷 서비스업체의 시가총액은 27% 늘어난 반면, AT&T, 보다폰, 차이나모바일 등 통신업체 주가는 오히려 32%나 떨어졌다. 인터넷 서비스는 크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와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 업체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미래의 시장을 지배할 서비스 업체는 빅데이터 확보에 용이한 구글, 아마존 등의 플랫폼 업체이다. 




디지털 기기에는 대부분 인공지능의 기능이 있다. 앞으로 출시될 디바이스들은 이전 것보다 영리한 인공지능이 탑재될 것이다. 미래는 자동차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자동차 스스로 자신을 진단하고 여행지 검색해서 관광지를 추천하며 쿠폰을 찾아 호텔에 예약하고 주행부터 주차까지 스스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와 놀던 로봇에 스마프폰을 연결하면 로봇이 수학 선생님으로 변신하여 이전에 배웠던 수학을 이어서 가르치고 실력을 평가해 줄 것이다. 


모바일 디바이스는 클라우딩 컴퓨팅의 인공지능과 연결되어 개인의 건강정보, 통역서비스, 비즈니스 자료를 분석하여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앞으로 만들어질 제품은 인공지능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경쟁에 뒤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지능화의 발전은 인공지능 컴퓨터가 부분적으로 사람의 지능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조만간 인간을 대체할 것이다. 이제 세상은 데이터를 잘 다루는 기업과 데이터를 무시하는 기업 간의 편차가 더욱 커질 것이고,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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