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옥 Feb 19. 2024

특별함에서 탁월함을 보다

현역가왕

[린과 마리아의 변혁은 놀라운 감흥을 주었다]


우리나라에 몇 년 전부터 트롯 바람이 불더니, 그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한 때의 유행이긴 하겠지만, 당분간은 트롯 세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처음 미스트롯이 시작될 때만 해도, 아는 사람(숙행)이 참여한 것도 있고, 매우 흥미롭게 시청하였으나, 이래 저래 말도 많고, 너무 상술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 관심 밖에 있었다.


그러던 차에, 이번 구정 연휴에 유튜브에서 그동안 진행되어온 방송을 묶어 보여 주어, 보게 되었다. 1대 현역가왕으로 뽑인 '전유진'은 무명 때부터 워낙 좋아하던 가수라 믿고 보았고,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가수는 '박혜신'이다. 15년의 무명으로 제야에서 닦은 무공이 천하 제일이다. 허스키하고 묵직한 음색에서 뿜어져 나오는 농음한 '한'이 폐부를 찌를 때는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우연히 보게 된 '현역가왕'에서 얻게 된 최고의 수확이다. 지난 싱어게인3에서 '강성희' 가수를 만난 것만큼 충격과 감동이 있었다.


그러나, 나에게 더 큰 깨달음을 준 것은 '린' '마리아'다. 내가 알고 있던 '린'은 최고의 가창력을 가지고 있는 전통 가요 가수다. 이미 놀라운 가창력으로 정상에 올라와 있기에, 전혀 다른 영역인 '트롯'을 한다는 것은 가끔 양념으로 부르는 것 빼고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가 완벽히 '트롯'의 꺽기 신공을 보이는데, 고급진 '린'만의 트롯을 완성하였다. 이런 경우 변신을 넘어 변혁이라고 부를만 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탄탄한 가창력에 구성진 '뽕짝'이 어우러졌으니, 새로운 트롯영역을 개발한 것이다. 트롯 천재 '김다현' 양과 일대일 데스매치에서 가사를 잃어버린 큰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겨버린 비결은 그녀만의 특별함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를 보고 남진은


원래 트롯 가수였는데 잠시, 전통 가요에 다녀온 것

이라 말하며, 극찬하였다.


또 하나의 깨달음을 준 사람은 '마리아'다. 금발의 누가 봐도 전형적인 서양 처자가 불과 4~5년만에 완벽하게 트롯 여왕으로 돌아왔다. 처음 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 올 때는 아이돌 가수가 되기를 희망하며 왔다. 하지만, 그녀가 흥미를 보인 것은 '주현미' 가수의 노래였다. 그녀의 모든 노래가 좋았던, 마리아는 주현미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한글도 깨쳤다고 한다. 2년 전 미스트롯 2에 나올 때만 해도, 외국 사람치고 곧 잘 하네 정도 였다. 그러나, 이번 현역가왕에서 보여준 그녀의 실력은 겉 모습만 외국사람이다. 노래 가사에 담겨져 있는 의미와 한을 정확히 이해하고 부르는 것 같다. 발음은 말 할 것도 없다. 눈을 감고 들으면 완벽히 한국 사람이다.


'린'과 '마리아'를 보며, 사람이 변화와 변신을 하는 것은 죄가 아님을 확실히 알게 된다. 오히려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서 탁월한 삶을 살겠다고 하는 것은 거짓이고, 위선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내 삶에서 성공을 원하는 가? 탁월한 삶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하던 방식과 습관을 버리고, 생각부터, 행동까지 모두 바꿔야 한다. 조금 늦었지만, 그 때의 감흥을 담아, 변화하려는 의지를 다져 본다.






작가의 이전글 나에게 꿈이 생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