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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May 24. 2024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

바보 노무현을 그리워하며

2009년 5월 23일, 충격적인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주말 아침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한가롭게 집근처로 운동하러 이동 중 차안에서 그 비극적인 뉴스를 들었다. 너무 충격적인 뉴스라, 운전을 멈추고 한동안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이후로 15년이 흘렀다니, 그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바보 노무현이 꿈꾸었던 '시민이 주인되는 세상'은 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정치는 후퇴하였고, 경제적, 사회적 삶도 어려워졌으며, 민주화는 뒷걸음치고 있다. 초대 노사모 회장이었던, 명계남의 추모사에서 말하였듯이, 남아 있는 사람들이 호되게 야단을 맞아야 할 형국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더욱더 '바보 노무현 대통령' 이 그립다.


명계남이 안타깝게 여긴 것처럼, 우리는 당시 이명박 세력에 의해 무자비로 정치적 보복을 당하고 있을 때, 아무런 힘이 되어 주지 못했고, 그를 야비한 세력들에게 방치해 두었다. 명계남은 이제서야 그 때의 심경을 말하며 후회한다. 평상시 강인하고, 잘 견디던 노무현 대통령이었기에, 그런 핍박정도는 충분히 이겨냈을 거라 맹신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노무현은 불의와 약자들을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 굳세고, 견딜 수 있는 힘이 있었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자신에 대한 도덕적 잣대는 냉혹하고 엄격하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그가 꿈꾸던 세상은 소박하다.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일한 만큼 보상을 받고,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신명 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을 꿈꾸었다. 끊임없이 지배질서에 도전하고, 끊임없이 지배사상에 도전해 나가는 사람들을 '시민'이라 정의하고, 그 '시민'들이 제대로 살아 있는 삶을 꿈꾸었다. 


가난한 서민의 가정에서 태어나, 등록금을 낼 여유가 없어 고등학교만 졸업했지만, 열심히 공부하여 변호사가 되었다. 그 때는 누구든 열심히 하면 되는 세상이었다. 비록 가진 것 없어도, 잘 난 부모 밑에서 온갖 혜택 누리지 않아도, 성실하고 열심히 하면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이었다. 


정직하게 성실하게 사는 사람, 그리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기를 외쳤다. 착한 사람이 이긴다는 믿음을 후세에게 물러주기를 원했다. 그래서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것을 믿었다. 시민정신으로 항상 깨어있기를 기대하며, 


지금 우리는 노무현이 바랬던, 시민정신으로 깨어 있는가? 노무현이 꿈꾸던 소박한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삶에 헌신하고 있는가? 오늘 서거 15주기를 맞이하여 나 스스로부터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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