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_02] 무제

by 모리아

살면서 죽음을 느끼게 얼마나 될까? 사실, 가족을 비롯해 가까운 지인이 아닌 이상 죽음을 멀리 생각한다. 언니에게 들은 엄마의 사망 소식은 무서움, 공포 보단 이젠 혈육이 나에게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외로움을 더 크게 느끼게 했다.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나를 버렸을까? 13년 동안 연락 한 번 없었는 데 마지막 소식이 죽음이라니... 세상도 참 무심하다. 아니, 사실 그동안 엄마가 연락이라도 하기를 바랐다. 비록 너를 버렸지만... 미안하다.. 어쩔 수 없었다라고. 이런 흔해 빠진 이유라도 듣고 싶었는 데 이젠 더 이상 이런 희망을 가질 수가 없게 되었다. 이런 마음이 이기적일까? 이런 내 모습이 비정상인 거 같아 한편으론 무섭기도 했다.


-00 장례식장-

언니와 아저씨는 같이 장례식장으로 들어가 준다고 했지만 그러지 말라고 했다. 여기까지 와준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말한 뒤 나 혼자 안으로 들어갔다. 생각해 보니 부음 소식을 누구한테 들었는지 물어보지 못한 게 생각났다. 또한, 장례식장에 가까워질수록 내 존재의 크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그동안 꾹꾹 눌러 놓았던 감정들이 더 이상 숨지 않고 오히려 해답을 찾으려는 듯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장례식 안으로 들어가기 전 왼쪽 위로 엄마의 인적사항을 알려주는 화면을 보면서 엄마의 얼굴이 저랬나? 내가 기억하는 얼굴이 아니어서 잠깐 쳐다보고 안으로 들어갔다. 몇몇 사람들이 식탁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 데 나를 발견한 한 무리 속, 어느 여인이 의자가 뒤로 넘어갈 정도로 벌떡 일어나 나를 향해 불안함과 안타까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이 소음에... 그렇잖아도 조용한 장례식장안이 더 조용해졌고 일제히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될 뿐이었다.


"도현이니?"

쳐다보기만 할 뿐 내가 미동도 없이 서 있자 여인은 나에게 다가와 내 손을 꽉 잡았다. 때론, 많은 말 보단 한 가지 행동으로 모든 것을 말할 때가 있는 데 이 순간이 그랬다. 나에 대한 미안함과 연민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너한테 연락을 하려고 했는 데, 네 엄마가 절대 하지 말라고 악을 쓰며 말해서.. 차마 못했다."

"..."

"에효..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지.. 답답하네.."

말 못 할 말이 쌓이고 쌓여서 엉켜버려 나오지 못한 수많은 말들이 자물쇠처럼 여인의 입을 막아 버렸다.

"그런데, 저....?" 내가 말하는 동시에 여자는 나를 데리고 사람들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데리고 가 앉히게 했다.

"내가 영진이한테 연락을 했어."

내가 아무 말이 없자 그제야 자신을 소개한다.

"아.. 미안.. 마음이 급했네. 너네 엄마하고 같은 동네에서 살았던 친구야. 나도 연락이 닿은 지 3년쯤 되었어."

아주머니의 말은 갑작스레 엄마가 연락을 했다고 하는 데 그때에 이미 엄마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연락할 사람이 자신밖에 없었다고 해서 가까스로 찾아간 곳은 요양병원이었다. 어떤 인생을 사셨는지.. 엄마는 함구를 했기에 만나기 그 전의 삶을 모른다고 했다. 그저, 곧 죽겠구나... 오죽하면 오랫동안 연락 안 한 자신한테 했을까 하고 3년 동안, 임종을 하기 전까지 엄마 곁에 있었고, 내 존재를 그제야 알았다고 한다.


--------------------


규칙적으로 쓰려고 하는 데 짧은 글인데도 생각에 생각이 이어져 불규칙하네요.

처음 시놉을 잡았는 데 쓰다보니 글이 자꾸 다른길로 가려고 하네요.

그래도 응원해주시는 이웃님들 감사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소설 -01] 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