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11] 상처받았구나

by 모리아


출근길 버스 안에서 문득 '나 상처받았구나'라는 생각이 번뜩 떠오르면서 그동안 내가 이 감정을 감지하지 못했구나 했다. 어제에 이어 회사일로 머리가 아팠는 데 갑자기 '상처'라는 단어 때문에 혼자서 놀랐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회사일로 하루하루 마음이 불편했고 억울함이 풀리지 않는 생각에 나의 내면을 생각하지 않았다.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과 무관심을 보고 충격을 받았는 데 당시엔 인지하지 못했었다는 것. 그것을 4개월이 되어서야 느꼈다는 건 또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현실에선 외면했다. 어떻게 서든 상황을 해결하려는 것 때문에 안보였을 수도 있고, 다른 감정 때문에 깊은 내 모습을 못 봤을 수도 있다는 등 이유를 찾아봤는 데 결론은 그냥 '여유가 생겼다'라고 내렸다. 흔히 사람들은 시간이 약이라 하는데 막상 당사자에겐 어떤 위로가 되지 않는다. 이 마음을 알고 나서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다양하지만 난 책을 주로 읽는데 아무 책이 아니라 대부분 심리 관련 책이다. 분명 원인과 이유를 알지만 내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상처 속에 있어서는 안 되는 데 이 생각을 한 뒤로 그럼 그 뒤는?라는 의문이 계속 떠오른다. 결국 내가 나 자신을 치유하고 돌봐줘야 앞으로 나아갈 수가 있다.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화가 나지만 난 이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뒤로 물러날 수 없는 상황 즉, '진퇴양난'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게 답이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려니 마음이 복잡하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묻혀서 흘러가는 데 그 순간에는 정말 주저앉고 싶을 뿐이다.




사는 동안 누구나 상처를 받는다. 상처 없는 삶이 누가 있을까? 더 나아가 고통 없는 이가 누가 있을까? 그럼에도 묵묵히 이겨내고 살아간다. 다만, 난 궁금하다 이들은 어떻게 버텨냈을까? 누구도 알지 못하는 깊은 내면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어떻게 고요하게 만들었을까? 사실,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은 게 아닐까? 아프고 힘들었음을 타인이 이해해 주기를 바랐던 게 아닐까? 상처는 반드시 아물지만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우느냐가 사람의 '몫'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난 아직 내 '몫'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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