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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아 Oct 30. 2023

[쓰다_18] 인연이란

  생활 이전에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첫 만남도 중요하지만 헤어짐도 만남만큼 중요하다. 타인과 만나고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서로 맞지 않아 자연스럽게 소원해지는 경우가 있는 데 이건 개인적 측면에서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하기에 오로지 개인적 감정이다. 그러나, 직장인이라면 누군가와의 끝은 자연스럽게 소원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깔끔한 정리가 중요하다. 내가 이것을 알게 된 것은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은 퇴사하면서였다. 대략 12년 전에 직장 내에서 새로 온 윗 상사와 나와의 관계가 서먹해지면서 갑자기 불편해지기 시작해졌다. 


잘 지내려고 노력하면 어느 순간 또 벽이 쳐져 있었는 데 퇴사하고서야 다른 팀원이 상사와 나 사이를 이간질한 것을 알았다. 하여튼, 그 당시 상황이 급작스럽게 안 좋아졌는 데 결국은 내가 먼저 사과를 했다. 우선, 현 직장 내에서 일어난 문제이니 둘이서 해결을 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 다른 부서까지 퍼지게 된 점. 서로의 오해를 풀고 퇴사를 하면서 이 분한테 도움을 받기도 했었다. 


만약, 얼굴을 붉히고 그대로 그만뒀다면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며 동시에 재입사했을 때 그분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을 테다. 누구 잘못을 따지기 전에 분쟁이 일어난 곳에서 먼저 해결을 봐야 하는 게 맞는 데 그렇지 못한 점이 부끄러웠던 건 사실이다. 재입사 후 전 상사에게 인사를 전화를 했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굳이 사회인이 아니어도 친구 관계에서도 그렇다. 언제 어디서 다 만날지도 모르는 게 인연이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에 타인과의 좋은 헤어짐은 훗날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그전에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안정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쉽게 생각하면 언제나 불편한 감정을 지니고 있어야 하니깐 말이다. 


SNS가 관계 역할을 하게 된 지금은 얼굴도 모르고 만나지도 않으니 사람과의 접촉이 극히 제한되어버렸다. 그렇다 보니 만나과 헤어짐에 대한 느낌이 사뭇 다르다. 목소리 대신 문자가 편한 시대가 되어버린 지금. 아무리, 혼자를 외쳐도 인간은 타인이 없으면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존재인데 이것이 자꾸 안으로 숨어들고 있다. 인생은 도미노와 같다.  작은 행동이 결국 생각지 못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부정이든 긍정이든 말이다). 


나이가 들 수록 이상하게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이 깊어지는 데 만약 이에 대한 생각이 좀 더 이른 나이에 알았다면 어땠을까? 언젠가 나이 듦에 대해 나쁜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좋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 했는 데 그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혼자가 아닌 바로 '인간관계'에서의 안정감이다. 물론, 생각지 못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세상은 부정과 긍정이 공존하니 이 점을 잊지 말고 살아가는 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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