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나를 위해 주연이 되어주세요.
작가와 마케팅
SNS에는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작가가 많이 보인다. 매우 부럽기도 한 감정으로 먼저 걸어간 선구자들을 바라본다.
수치상으로만 존재하는 허구의 팔로워가 아니라, 실제 팬의 숫자가 1만 이상인 작가들은 신작을 공개하면 출간 즉시 곧장 베스트셀러를 향해 간다.
팬들은 특정 작가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있기 때문에 아이돌 굿즈를 구매하듯 작가의 새 굿즈인 책을 구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통해 작가와 독자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소통한다. 책이 팔리지 않는 이 시대에도 꾸준히 말이다.
특히 SNS 카드뉴스로 팬덤을 구축한 작가들은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때문에, 요즈음 SNS 카드뉴스에는 비슷한 메시지가 범람한다.
'~하려면 ~하라.'
'나는 이런 경험을 해봤다. 너희들도 성공하려면 따라 해라.'
여기서 나는 조금 반감이 생긴다.
물론 전문지식을 다루는 작가님이나 투자, 브랜딩 방법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작가님들이라면 특정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알고 계실 것이다.
그러니까 제외한다.
그러나 비슷한 형태의 단정적 메시지를 카드뉴스로 전하고 있는 에세이 작가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올라온다.
에세이 작가란, 인생의 답은 각자에게 있다는 명제를 전제로 글을 독자에게 전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작가조차 절대적인 답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단정적인 어투로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나 의문이 올라온다.
마치 작가는 인생의 어려운 답을 알아낸 주연이고, 독자는 수동적으로 메시지를 전달받는 존재로서 본질을 고민하는 삶에서 한 걸음 물러나 조연으로 있으라는 것인지.
나는 전업작가로 살아남겠다고 결심한 이후, SNS로 셀프 브랜딩을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가 고민이었다.
그리고 스타 작가들의 단정적인 SNS 메시지들을 보다가, 나는 오히려 단정적이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해서 셀프브랜딩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훗날 내 독자가 되실 팬분들이 계시다면 SNS를 통해서든 책을 통해서든, 이 메시지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작가인 나를 위한 조연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주연으로 함께 살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