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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열 Jun 01. 2022

왜 KTX는 전용선, 일반선 모두를  사용하는가

KTX는 초고속열차로 개발되어 별도의 전용선을 필요로 한다. 현재 전국에 KTX 전용선이 잘 깔려져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KTX가 무궁화호나 새마을(ITX)호가 다니도록 되어 있는 일반선까지 사용하게 되었고 일반선 사용 빈도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어느 국회의원이 강력하게 주장하여 일반선도 달리게 되었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여부는 알 수 없다. 상대적으로 운임단가가 비싼 KTX를 가급적 많이 달리게 하려는 코레일 측의 이해도 작용하였을 것이라고 짐작이 된다.

KTX가 원래 다니게 되어 있는 전용선을 쓰는 외에도 무궁화호 용 일반선까지 사용하게 되면서 무궁화호 승객들은 KTX 통과를 위해 특정 역에서 기다려야 하거나 일부러 천천히 운행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적게는 3-5분 역에서 정차하거나 뒤에서 오는 KTX가 먼저 지나가도록 5-7분쯤 천천히 운행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일부 구간의 연착이나 지연 사태가 있는 날에는 KTX 두세대 통과할 때까지 20-30분을 기다린 적도 있다.

기차를 타다보면 기다릴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KTX가 본래의 전용선이 아닌 일반선까지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KTX 통과를 위해 기다려야 하는 무궁화호 이용자에게는 승객 차별의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이는 지하철 9호선의 특급과 보통의 문제와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9호선 특급은 당초 전용선을 두지 않고 같은 노선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일부 역에 대기 차선을 더 만들어 놓은 것이고 KTX는 본래 전용선을 새로 깔아놨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전용선과 함께 일반선도 사용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차별의 문제를 없애려면 종래 무궁화호 이용자도 코레일에게 좀더 수익성이 높은, 즉 장사가 더 잘되는 KTX를 이용하도록 하면 된다. 그러려면 KTX가 무궁화호 정차역에 모두 정차해야 한다. 말이 안되는 소리이지만 무궁화호 이용자가 코레일의 객당 수입을 보장해주면서 차별 받지 않고 기차를 이용하려면 그렇다는 뜻이다. 공평한 처사이기는 하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렇게 하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보다 현실적인 방법은 KTX가 전용선만을 달리도록 하는 것이다. KTX가 본래의 설계대로, 자신만을 위해서, 새로 개발된, 전용선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당초의 취지에도 맞고 승객 차별의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전용선을 달리는 KTX가 현재보다 편수를 늘리는 것도 필요할 것이고 충분히 가능한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전용선만을 쓰는 것이 정 어려우면 주행시간 관리를 더 잘해서 무궁화호 운행이 KTX로 인해 지체되지 않도록 하면 된다. 무궁화호 승객은 KTX 이용객을 위해 참아주고 양보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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