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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모든 것을 가져가지만

상실이라는 이름 위에서 어른이 되어 간다

by 산뜻


간절히 바라고 원하던 것,

믿고 지켜오던 것이

물거품이 되었을 때

그 아픔을 아시나요?


어렸을 때,

저는 인어공주 테이프를 그렇게 자주 봤습니다.

책 속 인어공주는 결국 물거품이 되었지만,

애니메이션 속 그녀는 왕자와 이어졌죠.


나이 들어서야 알았습니다.

그 장면이 내 안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는 걸.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릴까 봐 두렵다.”


이 감정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우리는 모두 상실을 반복하며 어른이 됩니다.

관계, 기회, 신뢰, 노력, 사랑, 그리고 생명…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건

잃을 게 많아져서

점점 겁이 많아지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그 두려움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어른일지라도,

상실은 언제나 아픕니다.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힘,

아파도 버텨내는 끈기—

어쩌면 그것이 어른의 또 다른 이름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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