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여백 20화

라넌큘러스

보이지 않는 울음으로 피는 꽃

by 산뜻


<라넌큘러스>


나는

라넌큘러스


너는

나를 모른다

나는 항상

나를 피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너의 곁에서 나는

나를 정제한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


나는 이제

손길 타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존재가 되고 싶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어느새 나의 꽃잎은

너무 상했고

잎사귀는 시들었다


그래도 생명이라고

숨은 쉬어야겠어서


차라리

겹겹이 쌓인 꽃잎 속에

조용히

혼자 숨는다


라넌큘러스처럼

분홍빛 혼자 머금고

그렇게 지내고 싶다





<에필로그>


안녕하세요. 산뜻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시를 쓰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혀

시의 세계를 잘 알지도 못한 채

브런치 북 『여백』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1화 ’틀‘은 저의 글쓰기 철학을

베를 짜는 여인의 모습으로 형상화해 표현한 시로,

이 연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최근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러던 중 20화 ‘라넌큘러스‘로 끝을 맺어야겠다는 마음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5월 16일, 저의 생일이네요.

생일 날 저를 닮은 라넌큘러스 시로 연재를 마무리하게 되어 정말 영광이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1화부터 20화까지 연재하면서

가볍게 후루룩 시를 쓴 날도 있었고,

울음으로 써 내려간 날도 있었습니다.

그 중 제 심장 같은 시는

‘아무도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입니다.

그러나 모든 시마다 저의 진심과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작가로서의 꿈에 다가가는 길은 더딜지도 모르고,

말 그대로 아직은 꿈 같지만,

저는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가 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저의 시와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조금이라도 저의 시로 위로를 받으신 분이 있었다면, 그것도 감사합니다.

저의 존재의 이유가 되어주셔서요.


언젠가 이 시들이

세상에 훨훨 펼쳐지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2025년 5월 16일

산뜻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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