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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Feb 09. 2023

초한(楚漢)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7

양경우, 「항왕(項王)」

7. 항우가 유방의 가족을 늦게 풀어주다

地割鴻溝日(지할홍구일)   홍구에서 유방과 땅 나눈 날에  

知王勢已衰(지왕세이쇠)   항우 기세 약해질 줄 진작 알았네.  

爲恩宜在早(위은의재조)   은혜 마땅히 일찍 베풀어야 하는데,

恨送太公遲(한송태공지)   태공 늦게 보낸 것 한스럽구나. 

양경우, 「항왕(項王)」     


[평설]

기원전 205년 팽성(彭城) 전투가 일어났다. 항우는 단지 3만의 기병으로 56만의 유방 연합군을 섬멸했다. 항우는 이때 한 고조의 아버지 태공(太公)과 부인 여태후(呂太后)를 사로잡아 2년 6개월 동안 억류하였다. 기원전 203년 항우와 유방은 홍구(鴻溝)를 기점으로 천하를 양분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때 이미 전세는 유방에게 유리했으나 태공과 여태후를 돌려받기 위해서 항우에게 휴전을 제의한 것이다. 항우는 이 제안을 받아 들이고 유방의 가족들을 보내 주었지만, 유방은 휴전협정을 지키지 않았다.

홍구 땅에서 휴전할 때 이미 승부의 추는 유방에게 기울고 있었다. 그렇다면 항우가 오랫동안 억류했던 유방의 가족들을 마지 못해 풀어줄 것이 아니라, 진작에 대승적인 관점에서 가족들을 풀어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말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상대의 가족을 건들지 않는 일은 불문율이다. 항우가 유방의 가족들을 조속히 풀어주었다면 그의 운명이 지금과는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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