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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Feb 21. 2023

초한(楚漢)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19

정몽주, 「한신의 무덤[韓信墓]」

19. 한신의 마음을 알아준 주자

嗣子孱柔諸將雄(사자잔유제장웅)   태자는 나약하고 장수들은 강성하니  

高皇無復念前功(고황무부념전공)   한고조 옛 공훈을 다시 생각 않았네.  

楚王飮恨重泉下(초왕음한중천하)   초왕이 저승에서 한 품고 있으리니  

千載知心只晦翁(천재지심지회옹)   천년 뒤 마음 아는 이는 회옹뿐이리라.  

정몽주, 「한신의 무덤. 회안부 성 서쪽 40리에 있다[韓信墓 在淮安府城西四十里]」          


[평설]

한고조의 아들 혜제(惠帝)는 비리비리 했는데 장수들은 대단한 강골들이 포진해 있었다. 그중에 가장 대단한 사람이라면 개국의 일등공신이었던 한신을 들 수 있다. 언제나 역사는 외부의 적을 물리치면 그 칼날이 내부의 동지들에게 향했다. 한고조는 한신이 공이 있었단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는 꼭 제거해야 할 강력한 정적(政敵)이었다. 한신과 항우는 묘하게 닮은 점이 있다. 그들 둘 다 무공에 있어서는 천하무적이었지만 정치 감각은 등신에 가까웠다. 두 사람의 차이라면 항우는 명예롭게 자살을 선택했지만 한신은 계략에 빠져 죽임을 당했던 일이다. 주자가「손계화(孫季和)에게 답한 편지[答孫季和]」에 “한신의 일을 말하자면, 지난번에 백공과 마주하여 토론했는데, 나는 그가 배반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이네. 그 뒤로 견해가 어떠한지 모르겠네.[韓信事, 向來伯恭面論, 蓋嘗曰 “其不反.” 不知后來看得如何?]”라고 하였다. 이처럼 주자는 한신이 배반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으니 한신의 결백을 알아준 것이다. 권세는 사멸하지만 진실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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