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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Apr 19. 2024

초한(楚漢)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31

강정환, 「회음후(淮陰侯)」

31. 화를 자초한 한신

全齊請假自招尤(전제청가자초우)   제나라 평정하고 가왕 청해 화를 자초하니

從此釁成夢澤遊(종차흔성몽택유)   이로부터 틈이 생겨 운몽에 놀러 갔네.

休把將兵夸益善(휴파장병과익선)   거느린 군사 많을수록 좋다 과시 말았어야지, 

漢王仍有不平憂(한왕잉유불평우)   한왕은 언짢은 근심 있게 되었다네.

강정환, 「회음후(淮陰侯)」      


[평설]

한신이 죽을 때 토사구팽(兎死狗烹) 당했다고 유방을 원망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한신의 불행은 한신이 자초한 면이 많았다. 한신은 유방의 신경을 건드린 행동을 많이 했다. 그는 제나라를 평정하고 유방에게 자신을 제나라의 가왕(假王)으로 삼아줄 것을 청하였다. 유방은 대노하였으나 장량과 진평의 충고에 따라, 한술 더 떠 한신을 가왕이 아니라 진왕(眞王)으로 삼았다. 그 뒤에 유방은 진평의 꾀에 따라 거짓으로 운몽(雲夢)에 놀러 간다고 소문을 낸 뒤에, 영접하러 나온 한신을 붙잡았다.

또, 유방은 한신에게 자신이 지휘할 수 있는 군사의 규모에 대해 묻자, 한신은 유방이 10만을 넘지 못할 것이라 답했다. 유방이 재차 한신이 지휘할 수 있는 군사의 규모에 대해 묻자,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多多益善]고 했다. 그 뒤에 한신은 유방이 군사를 지휘하는 일은 못 하지만 장수를 지휘하는 데에는 능하다고 추켜세우기는 했지만, 유방이 매우 불쾌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한신은 유방에게 납작 엎드리지도 않았고, 유방을 대차게 들이받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유방을 자극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고 계속했다. 괴통(蒯通)이 삼분지계(三分之計)를 제시하며 독자 세력화할 것을 제안했지만, 그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방은 최대의 정적인 한신을 벼르고 벼르다 첫 번째로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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