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 「팽성이 포위되자 말 한 필을 타고 달아나다[彭城之圍, 匹馬遁去]
68. 하늘이 한고조 유방을 보살피다
睢水鏖兵水不流(휴수오병수불류) 수수에서 병사 죽어 강물은 안 흐르니,
楚人者樂漢人愁(초인자락한인수) 초나라 병사 기뻐하고 한나라 병사 슬퍼했네.
大風晝晦揚沙石(대풍주회양사석) 센 바람에 낮인데도 어둡고 돌과 모래 날렸으니
應識天心乃眷劉(응식천심내권유) 하늘이 한고조를 보살핀 것 알겠다네.
숙종, 「팽성이 포위되자 말 한 필을 타고 달아나다[彭城之圍, 匹馬遁去]」
[평설]
항우는 정예병 3만 명을 거느리고 팽성에 이르러 한나라 군대를 수수(睢水)에서 대파하였다. 팽성(彭城)은 강소성(江蘇省) 서주시(西周市)의 옛 이름이고, 수수(睢水)는 팽성 영벽현(靈壁縣)에 있는데 동쪽으로 흘러 사수(泗水)로 들어간다. 한나라 군사 10여만 명이 모두 수수에 빠져 죽었으니 수수가 이 때문에 흐르지 못했다.
항우는 한고조 유방을 세 겹으로 포위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그런데 갑작스레 큰 바람이 서북쪽으로부터 마침 불어왔다. 나무가 부러지고 지붕이 날아가며 돌과 모래가 날려 캄캄해져서 낮인데도 어두웠다. 초(楚)나라 군사들이 크게 혼란하여 무너져 흩어진 틈을 타서 한고조 유방이 마침내 수십 명의 기병과 도망갈 수 있었다. 참으로 구사일생이 아닐 수 없다.
한고조 유방의 56만 제후 연합군은 팽성을 함락시킨다. 팽성을 함락한 것은 한고조 유방이 패현에서 거병한 이래 가장 중요한 승리였다. 이로 인해 한고조 유방은 승리에 도취한다. 장량은 한고조 유방이 향락에 빠져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 이 커다란 실패가 약이 되어 천하를 차지할 중요한 밑천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