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29)

29. 혼술이 당기는 날[善釀之婦 能詩之友 餘之願也…… ], 이희사

by 박동욱

29. 혼술이 당기는 날[善釀之婦 能詩之友 餘之願也 室人不喜釀 老星不喜詩 憾而戱

賦], 이희사(李羲師)

隣友每辭吟不癖 이웃 친구 시에는 취미 없다 거절하고

山妻苦謝釀無資 산골 아내는 술빚을 돈 없다 극구 마다하네.

此翁一世無知己 이 사람 평생토록 친구 하나 없으니

買醉村醪獨詠詩 막걸리 취하고서 홀로 시나 읊으려네.


[평설].

이웃 친구는 시 짓는 데 취미가 없고 아내는 돈 없어 술 빚는 걸 싫어한다. 별 볼 일 없는 친구에다 변변찮은 남편이니 그도 그럴 법하다. 모두 등 돌린 것 같은 날이다. 이 세상에 시 잘 짓는 친구와 술 잘 빚어주는 아내는 없을까? 거창할 것도 없는 소박한 바람이지만 내겐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는다. 이런 날 나 혼자 막걸리를 사서 마시며 시를 짓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일년 365일, 한시 365수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