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70)

70. 딸아이를 기다리며[待女兒歸覲]」, 김우급(金友伋)

by 박동욱

70. 딸아이를 기다리며[待女兒歸覲]」, 김우급(金友伋)

素服依依在眼前 흰 저고리 입은 모습 눈앞에 어른거려

出門頻望日西懸 문 나와 자주 볼 제 뉘엿뉘엿 해 기우네.

歸來愼莫多悲語 돌아와 슬픈 말을 많이는 하지 마렴.

老我心神已黯然 늙은 아비 마음은 너무나 서글퍼지리니.

[평설]

그 옛날 아버지는 시집간 딸을 자주 볼 수 없었다. 딸은 명절, 부모의 생신, 제일(祭日)에만 시댁에서 말미를 받아 친정에 갈 수 있었다. 그런데 딸 아이가 친정에 온다는 기별을 받았다. 딸의 모습이 자꾸 아른거려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문턱이 닿도록 들락날락하다가 어느새 해질녘이 되었다. 딸과 만나게 된다면 슬픈 말을 하지 않았으면 했다. 슬픈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동안 기쁜 일만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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