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113)

113. 죽어서 하는 세상구경[葛驛雜詠], 김창흡(金昌翕)

by 박동욱

113. 죽어서 하는 세상구경[葛驛雜詠], 김창흡(金昌翕)

蓋棺猶有事難知 관 뚜껑을 덮고서도 모를 일 또 있나니

子大孫多被掘移 자손들 많고 보면 묘 파헤쳐 옮겨가네.

生存華屋安身久 살아선 좋은 집에 오랫동안 편하다가

死作飄蓬豈不悲 죽어선 떠도나니 어이 아니 슬프리오.


[평설]

그는 67세부터 2년간 강원도 인제의 갈역에 머물면서「갈역잡영」392수를 남겼다. 이 시는 그중 한 편이다. 죽으면 그대로 끝날 줄 알았더니 영면(永眠)의 시간은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다. 후손들은 제멋대로 자신들의 욕심 때문에 풍수쟁이를 데려가다 명당을 찾아 헤맨다. 산 사람의 욕망 때문에 죽은 사람의 뼈는 다시 세상을 보게 된다. 살아서 누린 부귀가 무색하게 죽어선 한 곳에 묻힌 자유도 없이 이리저리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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