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 소낙비 속 청개구리[驟雨], 김정희(金正喜)
149. 소낙비 속 청개구리[驟雨], 김정희(金正喜, 1786~1856)
나무마다 부는 훈풍에 잎새가 너울대니
몇 봉우리 서쪽에는 비 짙어 새카맣네.
쑥보다 더 새파란 청개구리 한 마리가
파초 끝 뛰어올라 까치처럼 울어대네.
樹樹薰風葉欲齊 正濃黑雨數峰西
小蛙一種靑於艾 跳上蕉梢效鵲啼
[평설]
나무들에 따순 바람이 훅하고 불어오니 잎새들이 일제히 뒤집히며 소리를 낸다. 소나기가 내린다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소나기는 봉우리 몇 개를 순식간에 뛰어넘어 빗줄기를 쏟아낸다. 바로 이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청개구리가 나와서는 파초 끝에 뛰어 올라와 있다. 까치처럼 울고 있다니 엄청난 성량이 아닐 수 없다. “나 아직 살아 있다”는 외침은 이렇듯 거룩하고 아름답다. 먹구름의 흑색과 청개구리의 청색의 색채가 대비되어 더욱 그림 같은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