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새벽 산문을 일찍 연 까닭[山中雪夜], 이제현(李齊賢)
148. 새벽 산문을 일찍 연 까닭[山中雪夜], 이제현(李齊賢)
종이 이불 차가고 등불은 어두운데
사미승 밤새도록 종 치지 않는구나.
틀림없이 자던 손님 일찍 문 엶 화내겠지만
암자 앞 눈 쌓인 소나무 보려 했을 뿐이네.
紙被生寒佛燈暗 沙彌一夜不鳴鐘
應嗔宿客開門早 要看巖前雪壓松
[평설]
산사에서 잠을 청한다. 얇은 이불은 한기가 고스란히 저며오고 등불은 밤새 어둡다. 잠을 청해 보았지만, 뜬눈으로 밤을 새워 버렸다. 이제나저제나 종을 치는 소리가 들려올까 했지만, 게으른 사미승은 밤새 내린 눈 탓하며 종을 치는 일도 빼먹었다. 이제 더는 잠을 자는 것을 포기하고 방문을 나선다. 산문을 일찍 열고 나간다는 사미승의 지청구를 뒤로 하고, 눈 쌓인 소나무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