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 봄이 가네[春盡日], 현기(玄錡, 1809∼1860)
152. 봄이 가네[春盡日], 현기(玄錡, 1809∼1860)
오늘날 시든 꽃은 어제는 붉더니만,
가득하던 봄빛이 거의 다 사라졌네.
피지를 않았던들 지는 일도 없었을걸
봄바람 원망 않고 꽃샘바람 원망하네.
今日殘花昨日紅 十分春色九分空
若無開處應無落 不怨東風怨信風
[평설]
어제까지만 해도 붉던 꽃이 꽃샘바람 한번 불자 속절없이 시들어버렸다. 사람은 시든 꽃에서 자신의 슬픈 운명도 함께 읽기 때문에, 시든 꽃은 단순한 꽃으로 볼 수 없다. 정말 원망해야 할 것은 사실 봄바람이다. 봄바람이 불지 않았다면 꽃도 필 일이 없었을 테니 꽃이 지는 일이야 당연히 없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봄바람은 원망치 않고 꽃샘바람만 원망한다. 정말로 원망할 것은 무엇이던가? 속절없이 꽃을 피운 봄바람인가, 애꿎게 꽃을 지게 만든 꽃샘바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