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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176)

176. 발자국과 그림자[曉月踏雪 出南郊], 최인상(崔麟祥)

by 박동욱

176. 발자국과 그림자[曉月踏雪 出南郊], 최인상(崔麟祥)

달빛 아래 그림자 사랑하지만

눈 속의 발자국은 싫어하는 건

발자국은 돌아보면 안 따라와도

그림자는 내 몸을 따라와서죠.

步月憐吾影 踏雪嫌吾跡

跡回頭已陳 影隨身所適


[평설]

달빛 아래를 걷노라면 그림자는 언제나 날 따라다닌다. 하지만 눈밭을 다니노라면 내 발자국은 벌써 바람이나 눈에 쌓여서 흔적이 사라졌다. 사랑하는 내 임아! 어느 때나 어느 곳에서나 나와 함께 있어 주길 바란다. 금세 차갑게 식어서 이전에 날 사랑했던지 의심이 들게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림자처럼 날 따라다니고, 발자국처럼 뚝 끊기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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