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 사람의 음식남녀 43

『食色紳言』,[明]龍遵 著

by 박동욱

[43] 한 평생 취하도록 마시지 않은 유빈(柳玭)


장문충공(張文忠公)이 주량이 남보다 많았다. 어머니의 나이가 많았는데 꽤나 걱정하였다. 가존도(賈存道)가 그가 술 때문에 학문을 그만두고 병이 날까 염려가 되어서 시로 써서 보였다.

“성스러운 임금께서 은혜가 두터워서 장원으로 뽑히고, 어머니는 연세 많아 호호백발 되었도다. 임금의 총애와 어머니의 은혜를 모두 보답을 못했는데, 술로 만일 병이 들면 뉘우친들 무엇 하랴”

문충(文忠)이 이로부터 친한 손님을 대할 때가 아니면 술을 마시지 않았으며 한 평생 취하는데 이르지 않았다.

  張文忠公飲量過人, 太夫人年高, 頗憂之. 賈存道慮其以酒廢學生疾, 示以詩曰: “聖君恩重龍頭選, 慈母年高鶴髮垂, 君寵母恩俱未報, 酒如成病悔何追?” 文忠自是非對親客不飲, 終身不至醉.




[평설]

윗글에서 장거정(張居正, 1525∼1582)이라 했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채제(蔡齊)에게 있었던 일이다. 송대(宋代)의 은사(隱士)인 가동(賈同)은 제주 통판(濟州通判) 채제(蔡齊)가 너무 이른 나이에 출세하여 주색에 빠지자 경계의 의미로 지어준 시이다. 채제는 이 시를 받고 뉘우치고는 평생 술에 크게 취하는 일이 없었고 뒤에 참지정사(參知政事)까지 올랐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장원 급제가 되어 갑작스레 목표를 잃었는지 술독에 빠져 지냈다. 이런 일은 뽑아준 임금의 총애와 길러준 어머니의 은혜 모두를 저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술로 인해 몹쓸 병이라도 걸리고 난 뒤 후회해 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한 사람은 충언을 했고 한 사람은 크게 깨우쳤다.


[어석]

가동(賈同, ?∼?): 송나라 청주(靑州) 임치(臨淄) 사람. 원명은 망(罔)이고, 자는 공소(公疏)다. 학문과 옛 것을 좋아해 명성을 얻었다. 나이 40여 살에 진사(進士)에 올랐는데, 그때 진종(眞宗)이 ‘동’이란 이름을 하사했다. 권신 왕흠약(王欽若)에 항거하다 파직되어 몇 년 동안 한거했다. 인종(仁宗) 천성(天聖) 초에 글을 올려 정위(丁謂)의 위선과 구준(寇準)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전중승(殿中丞)으로 옮기고, 체주지부(棣州知府)로 나갔다가 죽었다. 제자들이 사시(私諡)하여 존도선생(存道先生)이라 불렀다. 저서에 『산동야록(山東野錄)』 7편과 『간서(諫書)』 4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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