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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21)

221. 새해에는 새 사람이 되길[歲時雜詠], 이덕무

by 박동욱

221. 새해에는 새 사람이 되길[歲時雜詠], 이덕무

평생 동안 마음이 게으르기에

섣달그믐이면 늘 서글퍼지네.

섣달그믐의 마음 늘 품는다면

새해에 좋은 사람 되었을 것을

一生心疏懶 每於除夕悲

長懷除夕心 新年好人爲


[평설]

섣달그믐이 되면 한 해를 대충 살았던 기억이 몰려와 괴롭기 짝이 없다. 새해에는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한 해가 펼쳐져서 지금까지와 다르게 살아가리라 다짐해 본다. 섣달그믐이면 갖게 되는 이런 통렬한 반성과 회오(悔悟)의 시간을 계속 기억한다면, 새해에는 무조건 그전까지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연말의 거창한 다짐과 준열한 반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느슨해지고, 또다시 다음해 연말을 맞게 된다. 대개 어떤 사람의 수준은 지속을 얼마나 지속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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