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 서글픈 이별[題梁州客舍壁], 정포(鄭誧)
230. 서글픈 이별[題梁州客舍壁], 정포(鄭誧)
새벽 등불 다 지워진 화장에 비추는데,
이별을 말하자니 먼저 애가 끊어지네.
뜰 절반 지는 달빛 문 밀고 나와 보니
살구꽃 성긴 그림자 옷자락 가득하네.
五更燈影照殘粧 欲話別離先斷膓
落月半庭推戶出 杏花踈影滿衣裳
[평설]
양주의 객관에서 함께 하루를 보낸 기녀와 이별을 하게 된다.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 등불 앞에 두 사람은 마주해 있었다. 여자는 반쯤 지워진 화장으로 앉아 있고, 남자는 이별의 말을 어렵게 전한다. 이제 헤어지면 영영 이별이다. 남자는 울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뜰 밖으로 나온다. 지는 달빛은 마음을 더더욱 슬프게 하는데, 옷에 어리는 살구꽃 그림자는 가지 말라고 붙잡는 손길과 같다. 널 보내고 난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