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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31)

231. 등잔불과 같은 내 신세[閨情], 김극검(金克儉)

by 박동욱

231. 등잔불과 같은 내 신세[閨情], 김극검(金克儉)

겨울옷 당신에게 전하지 못해

밤 깊도록 다듬이 치고 있네요.

등잔불도 제 신세와 비슷하여서

눈물 다 마르고서 속도 태워요.

未授三冬服 空催半夜砧

銀缸還似妾 淚盡却燒心


[평설]

남편은 집을 비우고 있다. 아내는 집에서 남편의 겨울옷을 짓는다. 남편에게 옷이 전달될지도 모르겠고, 전달된다고 하더라도 고마워할지도 모르겠다. 희망 없는 노동은 더욱 지치게 한다. 등잔불을 보니 자신의 처지와 다를 바 없다. 등잔에 있는 기름이 다 떨어지고 나면 심지가 타들어 간다. 아내도 이와 마찬가지였다. 더는 흘릴 눈물이 없게 되자 마음속이 타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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