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 임과 함께[歌贈南止亭袞], 조운(朝雲)
237. 임과 함께[歌贈南止亭袞], 조운(朝雲)
세상의 부귀공명 이제 다 그만두고
산수가 좋은 곳에 마음껏 노닐어요.
오두막 지어놓고 임과 함께 누워서는
가을바람, 밝은 달에 그렇게 늙어가요.
富貴功名可且休 有山有水足遨遊
與君共臥一間屋 秋風明月成白頭
[평설]
이 시는 조운이 남곤(南袞, 1471∼1527)에게 써준 것이다. 남곤의 호는 지정(止亭) 또는 지족당(知足堂)으로 그쳐야 할 때를 알고 그쳐야 하고, 만족함을 알아야 한다는 뜻인데, 어쩐지 그의 삶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남곤은 간신이었고 조운은 기생이었다. 당대 최고의 권력자에게 왜 이런 시를 남겼을까? 부귀나 공명도 다 던져 버리고서 경치 좋은 곳에 가서 마음껏 구경하고, 오두막도 좋으니 임과 함께 천천히 늙어가고 싶다고 했다. 어쩐지 남진의 ‘님과 함께’에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임과 한 백 년 살고 싶어”라는 가사가 연상된다. 사는 것 별것 없으니 당신과 함께라면 소박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