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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82)

282. 태평성대의 말로[金函], 이규보

by 박동욱

282. 태평성대의 말로[金函], 이규보

당 현종 태평성대 거의 다 이뤘던 건

마음을 비우고서 간언을 받아서네.

황금 상자 옆에 두고 거울로 삼았던들

황제가 행차 어찌 서촉까지 갔겠는가.

開元幾致大平期 揔爲虛懷納諫詞

若置金函長鑒戒 翠華爭肯幸峨嵋


[평설]

당(唐) 현종(玄宗)은 연호를 ‘개원(開元)’이라 바꾼 뒤에 어진 인재를 재상으로 등용하여 나라를 안정시켰다. 이것을 개원지치(開元之治)라 하는데 무려 29년 동안 태평성대를 누렸다. 그러나 즉위한 지 30년 만에 연호를 ‘천보(天寶)’로 바꾼 뒤에는 양귀비에 빠져 국정을 게을리했다. 그러다가 안록산의 난이 일어나자 중국 성도(成都)인 서촉(西蜀)으로 피난까지 가게 된다. 간언을 받아들일 때는 태평성대를 누렸지만, 자신의 판단을 믿고 간언을 멀리했을 때는 피난을 가는 신세가 되었다. 지금도 이런 일은 반복된다. 수없이 많은 간언과 충언은 멀리한 채 자신의 독단대로 일을 처리한다. 어리석은 사람이 확신을 갖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그러면 나라는 이전에 아무리 태평성대를 누렸더라도 금세 망국의 길로 접어들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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