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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83)

283. 시만이 희망이다[松石園], 김낙서(金洛瑞, 1757∼1825)

by 박동욱

283. 시만이 희망이다[松石園], 김낙서(金洛瑞, 1757∼1825)

술 사서 거문고 들고 날마다 오가느라

신발 바닥 구멍 나도 수선할 줄 모르고서

칠언시 장편으로 승부를 가려보니

징치고 공을 차듯 진부한 말 하나 없네.

貰酒携琴日來往 兩履底穿忘綻補

七言大篇爭雄雌 摐金擊球無陳語


[평설]

김낙서는 송석원시사 활동과 규장각 서리 업무를 하며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하였다. 이 시는 송석원시사에 관한 것이다. 술을 사고 악기를 챙겨서 하루가 멀다 하고 모였다. 칠언으로 된 장시(長詩)를 지어서 누가 뛰어난지 재주를 겨루곤 했다. 그런데 지은 시들은 그렇고 그런 하나 마나 한 것들은 없었다. 이들은 여항 시인들이었으니 가슴 속 울분이 없을 리 없었다. 훌륭한 시야말로 그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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