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 널 볼 수가 없어서[不見], 양사언(楊士彦)
288. 널 볼 수가 없어서[不見], 양사언(楊士彦)
해마다 보지 못해 오래도록 못 보나니
날마다 그리워서 그리움 깊어지네.
오래 그리던 임 오래 볼 수 있다면
세상에 이별 있음 무슨 유감 있으리까.
不見年年長不見 相思日日重相思
長相思處長相見 何恨人間有別雖
[평설]
『종남총지』에서는 이 시를 광대들이 장난조로 떠드는 넋두리[優人戱語]라 하면서 양사언의 시가 아닐 것이라고까지 했다. 아마도 시에서 감정을 너무 직설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마다 볼 수 없으니 한 해를 건너볼 때도 많았다. 오랫동안 못 보게 되니 그리움이 켜켜이 쌓여있다. 오래 그리웠어도 오래 볼 수 있다면 마음 아플 일이 무에 있겠는가. 헤어짐은 길고 만남의 시간은 짧았다. 그래서 그리움은 풀리지 않는 갈증으로 남았다. 이렇게 애타게 보고픈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