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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91)

291. 눈물을 흘리는 이유[上元俚曲], 김려

by 박동욱

291. 눈물을 흘리는 이유[上元俚曲], 김려

정월 대보름 달빛 매우 맑고 둥근데

달 먼저 보게 되면 아들을 낳는다네

도대체 어인 일로 남쪽 이웃 노처녀는

등 돌리고 말도 없이 눈물 줄줄 흘리는가?

元宵月色劇淸圓 先見生男古老傳

底事南隣老處子 背人無語淚泫然


[평설]

정월 대보름에 대보름달을 먼저 보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었다. 그래서 젊은 아낙들은 대보름달을 먼저 보려고 다투곤 했다. 모두 다 대보름달 먼저 보려고 정신없을 때 노처녀만 등 돌린 채 말도 없이 눈물만 서럽게 흘리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일까? 남들은 아들 낳는다고 난리인데 정작 본인은 시집도 못 갔다. 그래서 자신의 신세가 서러워서 울고 있었다. 혼기를 놓친 노처녀의 답답한 심정을 잘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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