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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Oct 05. 2024

일년 365일, 한시 365수 (354)

354. 손주를 챙기는 할머니처럼[路旁有老媼 抱兒曝陽...], 남구만

354. 손주를 챙기는 할머니처럼[路旁有老媼 抱兒曝陽 理頭捫蝨 感而賦之], 남구만(南九萬)

늙어 빠진 할머니 길가에 앉아

아이 안고 햇볕을 쬐고 있었네.

머리 손질엔 따스한 볕이 좋았고 

이 잡을 땐 밝은 곳 따라서 했지

편안케 해주려는 생각 가엾고

폐해 없애려는 심정 간절하였네.

누가 이런 사연을 가지고 가서

백성 보호하는 정성을 펼치게 할까?

老媼當途坐   抱兒向日晴

理頭知愛暖   捫蝨且隨明

惻怛求安意   丁寧去害情

誰能將此事   推得保民誠     


[평설]

어느 날 길을 가다 마주한 풍경이다. 어떤 할머니가 따스한 햇볕이 있는 데에 손주를 안고 있었다. 아마도 아이의 머리를 매만져 주기에는 따스한 햇볕이 제격이고, 이를 골라잡아 주기에는 밝은 데가 적격이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아이를 조금이라고 따스한 곳에서 편안히 해주고 이[蝨]처럼 해로운 것들은 잡아주고 싶었다. 관리의 마음가짐이란 뭐 대단한 데에서 찾을 것이 없다. 할머니가 손주를 생각하는 것처럼 하면 된다. 관리는 백성들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해로운 것을 제거하여, 백성을 보호해주면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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