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9. 부끄러운 빗돌들[官途善政 去思之碑 在在成林 口占示慨], 한장석
359. 부끄러운 빗돌들[官途善政 去思之碑 在在成林 口占示慨], 한장석(韓章錫)
새 비석은 웅대하고 옛 비석 부서져서
쭉 서 있지만, 비석이 부끄러움 없겠는가
백성 고혈 마르게 하는 폐습 상관 않는다면
이때부터 모든 사람 좋은 관리 될 것이네.
新碑宏麗舊碑殘 林立能無汗石顔
不關風弊民膏竭 自是人人做好官
[평설]
웅장한 새 비석부터 부서진 오래된 비석까지 여기저기 쭉 늘어서 숲을 이루고 이룰 지경이다. 좋은 관리가 되는 길은 대단히 거창한 일을 하는 데 있지 않다. 백성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거사비를 세우려 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빗돌마다 좋은 관리라 줄줄이 적어 놓았지만, 빗돌을 세우는 순간 좋은 관리에서 멀어진다. 정조 때에는 갑자년(1744, 영조20) 이후에 세운 거사비들을 모두 철거하라는 명까지 내려졌지만, 그 이후에도 거사비를 세우는 풍조는 계속 성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