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식(全湜),「유수를 지나며[過濰水]」
84. 전쟁의 옛 기억
壯士何年奮此身(장사하년분차신) 장사는 어느 해에 그 몸을 떨쳐서는
平齊去作漢功臣(평제거작한공신) 제나라 평정하여 한나라 공신 되었는가.
至今遼海風塵暗(지금요해풍진암) 지금도 요해에는 전쟁 먼지 자욱한데,
空向流沙憶古人(공향류사억고인) 부질없이 흐르는 모래 보며 옛사람 떠올리네.
전식(全湜),「유수를 지나며[過濰水]」
[평설]
이 시는 한신(韓信)의 발자취가 깃든 유수(濰水)를 지나며 느낀 감회를 쓴 것이다. 한신(韓信)이 제나라 용저(龍且)와 유수(濰水)를 사이에 두고 대치했다. 밤중에 만여 개의 자루에다 모래를 담아 유수의 상류를 막았다가 터뜨려 승리하였다. 유수는 이러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요해(遼海)는 요하(遼河) 이동부터 바다에 이르는 지역으로, 요동(遼東)을 가리킨다. 요해 지역은 후금에 점령되어 사행길마저 끊길 지경이었다. 한신 같은 영웅이 용저를 물리친 것처럼 또 다른 영웅이 나와서 후금의 군대를 물리쳐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