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16)

by 박동욱

416. 버들피리 함께 불던 옛 친구[秋柳], 정학연

호현방(好賢坊)에 살았던 정씨(鄭氏) 집 아이

버들피리 불려고 함께 가지 꺾었었지.

그는 이미 산 묻혔고 난 백발 되었는데

문 앞의 몇 그루 수양버들 그대로네.

好賢坊裡鄭家兒 觱策橫吹共折枝

人已靑山吾白首 門前依舊數株垂


[평설]

호현방(好賢坊)은 지금의 회현동과 소공동에 해당한다. 주석에 따르면 장악원(掌樂院)의 악공(樂工)인 정씨 집과 이웃해 있었다. 어린 시절 이웃집 아이 정사길(鄭寫吉)과 함께 버들가지를 꺾어 피리를 만들어 불곤 했다. 그런데 벌써 오래전에 그 친구는 세상을 떠나 묻혔고 자신은 흰 머리가 가득한 노인이 되었다. 예전에 함께 피리 만들어 불던 수양버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건만, 옛 친구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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