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언광(沈彦光),「擬詠史」, ‘項籍’
영웅의 마지막 선택
壯士悲歌玉帳中(장사비가옥장중) 장사의 슬픈 노래 장막 안에 구슬프니,
八千兵散霸圖窮(팔천병산패도궁) 팔천 병사 흩어지며 패권의 길 끝장났네.
江東父老皆仇敵(강동부로개수적) 강동의 어르신도 모두 원수 되었으니
縱渡烏江亦不容(종도오강역불용) 설사 오강 건넌대도 받아줄 이 없으리라.
심언광(沈彦光),「擬詠史」, ‘項籍’
[평설]
이 시는 항우의 마지막 선택을 다루고 있다. 항우는 사면초가(四面楚歌)를 당하자 마지막을 예감하며 해하가(垓下歌)를 불렀다. 강동의 자제 8천을 이끌고 천하를 도모했지만, 결국 허망한 꿈으로 끝나고 말았다. 우미인은 항우가 준 칼로 자결하였다. 이때 항우도 이미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강(烏江) 나루터에서 마지막으로 살아서 강동(江東) 땅에 돌아갈 기회가 있었지만, 항우는 단호히 거부한다. 강동 땅 사람들이 자제들을 자신에게 맡겼는데, 혼자만 살아가면 그들을 볼 면목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오강에서 자결했다. 살아서 굴욕을 겪기보다 죽어서 명예를 택했다. 때로는 무의미한 삶의 연장이 오히려 죽음보다 못할 때도 있다. 영웅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하고 아름다운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