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함부로 내치지 말라
아내를 함부로 내치지 말라
외암(畏庵) 이식(李栻)이 말하였다.
“지금의 법도는 아내가 있는 상태에서 다른 아내를 맞을 수 없으니, 아내를 한 번 내쫓으면 곧 스스로 후사를 끊는 것이다. 비록 아내가 내쫓김을 당했더라도 그 아내에게는 시댁과의 인연을 끊을 도리가 없다. 진실로 삼강(三綱)의 도리를 어기는 죄를 짓지 않았다면 내쫓아서는 안 된다. 더러는 사랑과 미움의 감정으로 사소한 허물을 끄집어내어 갑자기 버린다면, 자손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불효라 하였는데 이를 어찌하려는가?”
정실부인을 내치면 재취를 얻기 어려웠다. 유처취처(有妻娶妻)는 살아 있는 아내를 두고 새로운 아내를 둘 수 없다는 엄격한 법도다. 첩을 구하는 것은 비교적 자유로웠으나 정실 처를 다시 얻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첩의 소생은 서얼이라는 멍에를 평생 껴안고 살아야 한다. 그러니 사소한 감정의 문제로 본처를 내쫓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조선시대에 남편이나 아내에게 이혼은 씻을 수 없는 상처이자 막대한 손해였다.
예나 지금이나 이혼은 큰일이다. 돌싱, 새혼 등 아무리 새 말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도, 이혼이 남기는 꼬리표는 가볍지 않다. 상대에게 심각한 귀책 사유가 없다면, 이혼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이 사람하고 살 수 없는 사람은 저 사람하고도 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