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色紳言』,[明]龍遵 著
[15] 학문은 정신력에 달려 있다
학문은 온전히 정신력에 달려 있으니 정신력이 부족하게 되면 확립될 수가 없다. 대개 정신은 이오(二五,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을 말함.)가 모인 것이니 사람의 근본이고 덕의 받침대이다. 불교(佛敎)와 도교(道敎)는 우선 아껴서 기르고 완전히 튼튼히 하는 까닭에 학문이 밝혀지기가 쉽고 이루어지기가 쉽다. 그런데 우리 유교(儒敎)는 이것을 소홀히 여겨서 유독 설명하는데 부족하고, 설명하여도 믿지 않아서 정욕에 관련이 있으며, 믿어도 지키는 것이 단단치 못하여 반드시 이루려는 의지가 있지 않은 것이다.
學問全在精神, 精神不足, 未有能立者. 蓋精者, 二五之萃, 人之本, 德之輿也. 二氏合下, 愛養完固, 故其學易明易成. 吾儒忽此, 獨欠講明; 講而弗信, 欲掣者也; 信而守弗固, 未有必成之志者也.
[평설]
학문은 정신에 달려 있다. 그런데 불교와 도교는 정신을 기르는 방향에 주안점을 두는데 유교는 이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다. 이처럼 정신이란 문제에 대해 유교는 불교와 도교와는 확연히 다른 자세를 취한다. 유교는 정신보다는 실천과 행동 등 현실의 문제에 집중했다. 이러한 점이 오히려 정신이 가장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외면했다는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