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명시(絶命詩)-
하늘의 뜻 정말로 모르겠구나
苦饑長痛客 굶주림에 시달린 오래 아픈 사람에게
何必問安平 하필이면 평안하냐 물어 보는가
死生猶未定 죽을지 살지 정해지지 못하였으니
天意政冥冥 하늘의 뜻 정말로 모르겠구나
김집(金集), <병중에 읊다. 임종 며칠 전에 짓다[病中口占 易簀前數日作也]>
[평설]
김집은 김장생의 아들이다. 평소 예학(禮學)에 더욱 뛰어났다. 학자들이 모두 존모(尊慕)하였으나 성품이 겸손하여 평생 스승으로 자처하지는 않았다. 그의 졸기(卒記)를 보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병이 위독해지자 여러 생도들에게 이르기를 “나는 생사(生死)의 이치를 환히 알아 마음에 동요됨이 없으니, 이에 있어서는 거의 옛사람들에게 부끄러울 것이 없다.[吾灼知死生之理, 無所動心, 此則庶無愧於古人]”고 하였다.
그러나 절명시에는 인간적인 나약함이 드러난다. 곡기마저 넘기기 힘든 아픈 사람에게 찾아오는 사람마다 몸이 편안하지 물어본다. 병이 심상치 않지만 죽을는지 살는지 알 수가 없으니 하늘만이 알고 있을 것이라 했다. 임종 며칠 전에도 삶의 끈을 놓지 않았으나, 그는 끝내 다시 회복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