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명시(絶命詩)-
맑은 빛 예전처럼 우계를 비추리라
한번 그댈 보고픈 생각 간절하였는데
저승으로 돌아가면 온갖 일 공허하리.
상상건대 매해마다 산 달이 아름다워
맑은 빛 예전처럼 우계를 비추리라.
思君一見意凄凄 去入無窮萬象虛
惟想年年山月好 淸光依舊照牛溪
성혼(成渾), <동은(峒隱)이 와서 문병하므로 시를 지어 영결하다. 동은은 이공 의건(李公義健)의 별호(別號)이다. ○ 무술년 5월 ○ 이것이 절필(絶筆)이다.[峒隱 [李公義健別號] 來問疾。以詩爲訣。戊戌五月○此其絶筆也]>
[평설]
1598년 봄에 병을 얻자, 편지를 써서 자손들에게 가문의 학문을 실추시키지 말 것을 경계했으며, 죽은 뒤의 처분을 매우 상세하게 지시했다. 병환이 위독하자 이 시(詩)를 이의건에게 남겼는데, 이은건과 성혼은 친한 친구 사이였다. 6월 6일에 파산(坡山) 우계에서 64세 나이로 세상을 떴다. 세상을 뜨기 전에 꼭 한 번 만나고픈 친구를 만났다. 달은 만시에서 흔히 등장하는 상징이다. 달의 무한성은 인간의 유한성을 효과적으로 대체해 준다. 자신은 세상을 떠나도 늘 영원한 달빛처럼 친구에 대한 마음은 언제나 그대로일 것이란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