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명시(絶命詩)-
나는 눈 못 감는 혼이 되리
無才無德位猶尊 재능도 덕도 없으나 지위만 높았으니,
一髮無非聖主恩 조금도 임금 은혜 아닌 것 없었다네.
主恩未報身將死 임금 은혜 못 갚고서 내 몸은 죽게 됐으니,
永作重泉不瞑魂 영원히 저승에서 눈 못 감는 혼이 되리.
김광욱(金光煜, 1580∼1656), <絶筆>
[평설]
생각해보면 내가 맡은 지위를 감당할 재능이나 덕도 없었다. 그러나 임금 덕택에 걸맞지 않은 높은 지위에 있었던 것만 같으니, 어느 것도 임금의 은혜 아닌 것이 없다. 남겨진 시간은 얼마 없고 곧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다. 죽는 것이야 아쉽지 않다만 임금께 받은 은혜를 다 못 갚고 죽는 것이 아쉽다. 절절한 군은(君恩)을 드러낸 절명시이다.
[작가소개]
김광욱(金光煜, 1580∼1656): 조선 중기의 문신.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회이(晦而), 호는 죽소(竹所). 문예와 글씨에 뛰어났으며, 저서로『죽소집(竹所集)』이 있고,『청구영언 (靑丘永言)』․『해동가요(海東歌謠)』 등의 가집에 시조 22수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