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 사람의 음식남녀 12

『食色紳言』,[明]龍遵 著

by 박동욱

[12] 과식의 다섯가지 근심, 불식의 다섯가지 복


많이 먹는 사람은 다섯 가지의 괴로운 근심이 있다. 첫째는 똥을 자주 누는 것이고, 둘째는 오줌을 자주 누는 것이며 세 번째는 잠을 많이 자야하고, 네 번째는 몸이 무거워서 일을 할 수 없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먹은 것이 소화가 되지 않는 것을 많이 걱정하는 것이니, 스스로 고제(苦制)에 머무르는 것이다.

정오가 된 이후에 먹지 않으면 다섯 가지 복이 있게 된다. 첫째는 욕심이 없어지는 것이고 두 번째는 눕는 일이 적게 되는 것이며, 셋째는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할 수 있고, 넷째는 방귀를 꾸지 않으며, 다섯째는 몸이 편안하여 또한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


 多食之人有五苦患. 一者大便數, 二者小便數, 三者饒睡眠, 四者身重不堪修業, 五者多患食不消化. 自滯苦際. ○ 日中後不食有五福, 一者滅欲心,二者少臥,三者得一心,四者無有下風, 五者身安穩, 亦不作風.




[평설]

식탐이 있는 사람은 똥과 오줌을 자주 누고 잠을 많이 잔다. 그러니 원초적인 문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게다가 좀 몸을 추슬러서 일을 할라치면 몸은 무거워서 금세 지치고, 먹었던 것은 소화가 안되어 더부룩하다. 몸의 컨디션이 항상 좋지 않으니 일에 능률도 오르지 않고 자신을 고양(高揚) 시키기도 힘들다. 그러니 많이 먹어서 좋은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

반면 정오 이후에 먹지 않는 사람은 몸과 마음이 다 편안하다. 일단 몸이 편안해 진다. 눕는 일이 없고 방귀도 나오지 않으며 중풍도 걸리지 않는다. 마음은 또 어떠한가. 욕심도 없어지고 마음은 집중이 더 잘된다. 중후불식은 과오불식(過午不食)이라고도 하는데, 정오 이후에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불가에서는 “아침밥은 천당의 밥이고 점심밥은 사람의 밥이며 저녁밥은 귀신의 밥이다.[早飯是天食,中飯是人食,晚飯是鬼食”이라고 말한다.

식사를 하는 짧은 순간만 행복하고 오랜시간 톡톡히 과식의 부담을 안아야 하며, 식사를 하지 않는 짧은 순간만 괴롭지만 오랜 시간 공복의 자유를 얻게 된다. 짧은 시간만 행복하고 오랜 시간 불행할 것인가? 아니면 짧은 시간만 괴롭고 오랜 시간 행복할 것인가?


[어석]

고제(苦際): 산스크리트어 duḥkha-satya 팔리어 dukkha-sacca 사제(四諦)의 하나. 괴로움이라는 진리.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과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거나 살아야 하는 괴로움,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 오온(五蘊)에 탐욕과 집착이 있으므로 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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