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色紳言』,[明]龍遵 著
[11] 모든 병은 음식에서 생긴다
부처님이 말하였다.
“느끼는 것이 곧 공(空)이니 (느끼는 것은) 괴로움을 느끼고 즐거움을 느낀 것과 아울러 일체를 수용함을 말하는 것이다. 식사를 할 때에 몇가지 반찬을 늘어 놓았으나 수저를 놓으면 곧 공(空)인 것과 같은 것이다.”
경전에서 일렀다.
“만약에 먹는 것이 충분 했는데도 다시 억지로 먹는 것은 기력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 근심을 늘리는 것이니 이런 까닭으로 무절제한 식사를 하지 않아야 한다.”
또 경전에서 일렀다.
“404가지나 되는 병은 자고 먹는 것이 근본이 된다.”
○ “병을 얻게 되면 먼저 먹을 것을 줄이는 것이 마땅하다.”
단제선사(斷際禪師)가 말하였다. “분별의 양식[識食]이 있고 지혜의 양식[智食]이 있다. 네 개의 원소로 만들어진 몸은 굶주림과 상처가 걱정거리인데, 알맞게 영양을 공급해서 집착을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을 일러서 지혜의 양식[智食]이라 하고, 제멋대로 맛에 취해 함부로 분별을 내어, 입에 맞는 것을 구하기가 어려우면서도 싫어하여 버릴 줄 모르는 것을 분별의 양식[識食]이라 이른다.”
佛言受卽是空, 謂受苦受樂, 及一切受用也. 如食列數味, 放箸即空矣.
經云: “若食足矣,更強食者,不加色力,但增其患,是故不應無度食也.”
“四百四種病,宿食爲根本.” “凡當得病,先宜减食.”
斷際禪師曰: “有識食,有智食. 四大之身,饑瘡爲患,隨順給養,不生貪著,謂之智食; 恣情取味,妄生分別,唯求適口,不生厭離,謂之識食.”
[평설]
먹는 것이 모두 독이란 말이 있다. 그러니 덜 먹는 것이 더 먹는 것보다 몸에 좋다는 것은 일종의 상식에 가깝다. 그러나 이 평범한 상식을 지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음식을 과잉 섭취하면 비만이나 성인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사실 삶에 있어서 먹는 낙이 커다란 부분을 차지해서 외면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먹는 것 만이 주가 되는 삶은 그야말로 식충(食蟲)과 다를 바 없다.
[어석]
단제선사(斷際禪師): 희운(希運, ?~850)을 가리킨다. 당나라의 선승(禪僧). 시호가 단제(斷際)라 황벽(黃檗) 단제선사(斷際禪師)로 불렸다. 복건(福建) 민(閩) 사람으로, 어려서 홍주(洪州) 황벽산(黃蘗山) 산사(山寺)에 들어가 승려가 되었다. 이마가 볼록 튀어나와 있어 육주(肉珠)로 불렸다. 강서(江西)로 마조(馬祖)를 찾았는데, 마조가 이미 입적하고 없자 석문(石門)에 가서 백장회해(百丈懷海)의 지도를 받고 이치에 통달했다. 대중(大中) 2년(848) 관찰사 배휴(裵休)의 청으로 종릉(鍾陵)의 용흥사(龍興寺)에 가 머물렀다. 완릉(宛陵)의 개원사(開元寺)에도 머물면서 찾아드는 학인들을 맞이했다. 황벽산에서 입적해 황벽희운(黃蘗希運)으로도 불린다. 저서에 『황벽산단제선사전심법요(黃蘗山斷際禪師傳心法要)』 1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