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 사람의 음식남녀 10

『食色紳言』,[明]龍遵 著

by 박동욱

[10] 하급 관리에게 실망한 구여(仇悆)


구태연(仇泰然, 태연은 구여(仇悆)의 자)이 사명(四明)의 태수로 있을 때에 막하(幕下)의 관원 한 사람과 친하게 지냈다. 어느 날 그에게 물었다.

“공의 집에서는 날마다 쓰는 비용이 얼마나 되는가?”

그가 대답하였다.

“열 사람의 가족이 날마다 일천 전을 씁니다.”

태연이 말하였다.

“어찌하여 그렇게 많은 돈을 쓰는가?”

그가 말하였다.

“아침에는 고기를 챙겨 먹고 저녁에는 나물국을 먹습니다.”

태연이 놀라며 말하였다.

“나는 태수가 되었어도 평소에는 고기를 감히 먹지 못하고 다만 채소 만을 먹는다. 그런데 공은 낮은 관리인데도 고기를 감히 먹으니 진정 청렴한 선비가 아니다.”

라고 하고 이 뒤부터 소원하게 대하였다.

내가 일찍이 이르기를 절약하고 검소하는 것의 이익은 다만 한 가지 뿐만은 아니다. 대체로 여색을 지나치게 밝히는 것은 사치에서 생기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나 검소하면 욕심내지 않고 방탕하지 않게 되니 이로써 덕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사람의 누리는 것은 스스로 한도가 있어서 절약하고 담박한 생활을 하면 오래도록 길게 갈 이치가 있으니 이로써 오래 살기를 꾀할 수 있게 된다.

눅진하게 취하고 배불리 고기를 먹으면 사람의 정신과 의지를 어둡게 한다. 만약에 거친 밥을 먹고 나물국을 먹으면 곧바로 장과 위가 깨끗하게 비어서 찌꺼기도 없고 더러운 것도 없게 되니 이로써 정신을 기를 수가 있는 것이다.

사치를 하게 되면 제멋대로 취하고 구차하게 구하게 되어서 의지와 정신이 낮고 욕스럽게 된다. 한결같이 검소하고 절약함을 따르면 남에게 구하는 것이 없고 자기에게 부끄러울 것이 없으니 이로써 기(氣)를 기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자가 이렇게 하는 것이 하나의 보배라고 여겼다.


仇泰然守四明,與一幕官相得. 一日問及“公家日用幾何”,對曰:“十口之家,日用一千.” 泰然曰: “何用許多錢?”曰: “早具少肉,晚菜羹.” 泰然驚曰:“某爲太守,居常不敢食肉,只是吃菜. 公爲小官,乃敢食肉,定非廉士.” 自爾見疏. 予嘗謂節儉之益,非止一端. 大凡貪淫之過,未有不生於奢侈者. 儉則不貪不淫,是可以養德也. 人之受用,自有劑量,省嗇淡泊,有久長之理,是可以養壽也. 醉濃飽鮮,昏人神志. 若疏食菜羹,則腸胃清虛,無滓無穢,是可以養神也. 奢則妄取苟求,志氣卑辱. 一從儉約,則於人無求,於己無愧,是可以養氣也. 故老氏以爲一寶。



[평설]

이 글은 허균의『한정록』에도 일부가 실려 있다. 전반부는 구여(仇悆)가 하급 관리와 대화를 나누다가 하급관리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알고서 그와 소원한 사이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소개했다. 필자는 양덕(養德), 양수(養壽), 양신(養神), 양기(養氣)의 4가지를 강조했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치를 경계하고 검소를 실천할 것을 주문하였다.


[참고]

허균의『한정록』에서는 출전이『저기실(楮記室)』이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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