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결혼을 결심한 계기, 현실적인 고민과 감정들
회사의 부름으로 나는 경기도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그 시점에, 우리는 연애를 오래 한 것도 아니고, 미래가 뚜렷하게 그려진 것도 아니었다.
'먼 거리 연애'를 하느니, 아예 끝을 보자는 사람들도 있었기에 불안감은 당연히 공존했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단 3개월
하지만 그 3개월 동안, 나는 단 한순간도 적응하지 못했다.
함께 일하는 팀원들조차도 낯설고,
그 시절은 내게 암흑 같았다.
매일이 괴로웠고,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도 가늠이 되지 않았다.
견디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 진짜 병나겠다.'
결국 상사에게 면담을 요쳥했고,
나는 다시, 다른 지역, 부산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힘든 시기였다. 정말.
근데 그 자리에, 토마토는 늘 곁에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내 곁에 있었다.
한 번은, 감정이 북받쳐서
울먹이며 말했다.
"나 회사 그만둘까.."
그녀는 조용히 대답했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너무 힘들면 그만둬."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무리 바닥을 기어도
내 편이 한 명 있다는 게
이렇게 큰 위로가 될 수 있구나 싶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연애라는 감정 말고,
조금 더 단단하고 깊은,
함께 살아가고 싶은 감정이 마음속에 싹텄다.
나는 마음을 다잡았고,
부산으로 재발령을 받아
망해가던 매장의 매출을 2배가량 끌어올렸다.
그리고 나는 다시 인정받는 사림이 되었다.
비록,
우리 둘은 미래를 계획한 만큼의 돈은 없었지만
서로를 믿는 신뢰는 충만했다.
합쳐서 고작 1,000만 원
그 돈으로, 우리는 결혼을 결심했다.
어쩌면 미친 짓이었고,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