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이야기_도망치고 싶은 어른의 조용한 다짐들
요즘 나는 집을 보러 다닐 때면 꼭 창밖부터 확인한다.
평수도, 방 개수도 중요하지 않다.
창문을 열었을 때 시야가 멀리까지 열려 있는지. 그게 전부다.
지금 내가 사는 집에선 '남매지'라는 곳이 조금 보인다. 딱 1/3쯤.
나의 두 눈으로 보이는 남매지는 1/3이지만,
나의 두 눈을 감으면 남매지가 내 손바닥을 보듯 훤히 다 보인다.
매일 사람을 만나고, 말하고, 가르치고, 이끌고, 책임지며 살고 있다.
어디에도 기대지 못하고, 잠깐 멈추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는 기분.
그럴 때 문득 눈앞에 트인 풍경이 나타나면... 그냥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바람이 지나가고, 하늘이 깊어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 풍경이 나를 살짝 안아주는 것 같다.
그래서 언젠가는 와이프랑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 이야기한다.
커다란 창이 있고, 햇살이 들어오고, 창밖엔 아무것도 없는 집.
대단한 뷰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그저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조용히 살아 있다고 느낄 수 있는
탁 트인 풍경 하나면 충분하다 정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