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사피엔스를 위한>
불편했던 이야기들.
이곳에서의 이야기는 이걸로 마무리합니다.
이후의 기록은 새로운 정원, **<은하인의 뜰>**에서 이어가려고 합니다.
그곳은 조용한 울림을 나눌 수 있는 분들만 들어올 수 있는 정원이길 바랍니다. 좋아요만 누르고 떠나는 발소리는, 굳이 그 뜰에 닿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파장과 진동만 허락된, 아무도 없는 공간일지라도
그곳은 가꾸어질 것입니다.
<은하인의 뜰>은 감정과 사유의 중력을 품은 조용한 정원일 거에요. 이곳에는 두 개의 길이 있습니다.
[파장과 진동의 서]ㅡ 한 문장에서 시작된 사유의 진동과 파장
[은하인의 기록]ㅡ 감정의 뜰에서 피어난 기억과 고백. 어쩌면 조금 불편한.
"한 문장에서 시작된 떨림이, 내 삶을 바꿨다." 그런 경험이 있는 당신이라면, <은하인의 뜰>에 오세요.
말 대신 머무는 울림, 그게 당신이라면 좋겠습니다.
이 뜰은 단지 예쁜 꽃만 있는 가벼운 산책 코스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은하인의 뜰>은 비명을 삼킨 적 있는 정원입니다.
심장을 긁는 언어 하나가 피어나려 애쓰고, 어쩌면 상흔이 있는 꽃이 개화했다가 때로, 날카로운 바람이 되어 산책하는 이의 옷깃을 벨 수도 있지요.
다음은, 그 첫 문입니다.( 한번쯤 품고 가세요.)
남에게 희생을 당할 만한
충분한 각오를 가진 사람만이
살인을 한다.
그러나 우산대로 여편네를 때려
눕혔을 때
우리들의 옆에서는
어린 놈이 울었고
비 오는 거리에는
40명 가량의 취객들이
모여들었고
집에 돌아와서
제일 마음에 꺼리는 것이
아는 사람이
이 캄캄한 범행의 현장을
보았는가 하는 일이었다.
아니 그보다도 먼저
아까운 것이
지우산을 현장에 버리고 온 일이었다.
- 김수영 [ 죄와 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