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커피 한 잔씩을 마시면 머리가 팽팽하게 돌아가 글쓰기에 유리하고, 장 운동이 활발히 촉진되어 배변활동에도 도움이 된다. 어떤 사람은 카페인이 몸에 받지 않아 조금만 마셔도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카페인의 여부에 상관없이 커피를 몇 잔 들이켜도 원활히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무리가 없는 사람이 있다. 커피도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게 작용한다.
커피를 좋아하게 된 시기는 아마 공차를 처음 갔을 때로 기억한다. 공차라는 대만에서 온 브랜드는 한국에서도 널리 프랜차이즈 매장을 갖게 되어, 현재 시점에 전국적으로 다수의 점포가 위치해 있다. 공차는 다양한 음료를 판매하는데, 그중에서도 밀크티와 커피가 대표적이다. 어떤 원두를 사용하는지 자세히 모르겠지만, 저가형 커피를 판매하는 국내 브랜드와 비교해 보았을 때 맛은 훨씬 깔끔하고 좋다. 저가형 브랜드에서는 고급 원두를 사용하지 않아 맛이 텁텁하고, 지점마다 제각기 다른 맛을 보여주어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공차는 대부분의 매장에서 맛이 균질하고, 동일한 까닭에 어떤 커피를 마셔도 선택에 후회는 없다.
공차에서 자주 마시는 음료는 카페라떼다. 카페라떼는 4400원이라는 가격으로 그리 저렴하지는 않지만, 하루에 한번만 돈을 사용하는데 이때가 바로 커피를 구입할 때다. 돈을 최대한으로 아끼더라도 들어가는 비용은 일정하게 유지가 되니, 이 비용이 바로 커피를 구입하는 비용이다. 한 십만원 가량의 지출이 발생하는데, 돈은 벌면 되니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값이 비싼만큼, 맛과 품질면에서 무척 만족스럽다.
만약 공차를 모르는 이들이 카페를 처음 갔을 때, 메뉴를 주문한다면 대부분 펄이 들어간 밀크티를 주문할 것이다. 제주 그린 밀크티와 같이 시원한 음료에 타피오카 펄이 들어가면 맛도 맛이지만 특유의 쫄깃함으로 인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는 그런 효과를 낳는다. 사실 공차에서 카페라떼는 그렇게 인기 메뉴에 해당하지 않는다. 우선 카페이기 때문에 커피를 판매를 해야해서 메뉴판에 올려놓았을 뿐, 내가 손님으로 가게에 왔을 때 대부분 밀크티를 시킬뿐 카페라떼를 시키는 손님들은 거의 보질 못했다. 있어도 극소수거나 나이가 지긋하신 노인분들이었다.
분명 카페라떼는 맛이 있다. 한샷을 전부 추가해 마시면 속이 좋지 않은 까닭에, 반샷만 추가해서 마셔도 충분하다. 100% 국내산 원유를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우유의 맛도 품질이 좋고 원두도 해외에서 좋은 것들만 수입해온 까닭에 메뉴는 전적으로 만족한다. 아마 나처럼 카페라떼를 좋아하는 이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카페라떼라는 메뉴가 조금 올드하긴 하지만, 그 올드한대로 나름의 매력과 맛이 있다.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카페라떼라는 메뉴가 오랜 시간동안 제조되어 온 커피 메뉴의 한 종류이자, 대부분의 카페에서 기본 음료로 판매하는 메뉴라는 것을.
다음 번에 새로운 메뉴를 주문해본다면, 카페라떼를 잠시 제외하고 우롱티를 마셔보고 싶긴하다. 우롱티는 건강에 좋다. 노폐물 제거 효과와 더불어 특유의 천연 재료가 들어가 있어 피부 미용에 좋다. 카페라떼는 그에 반해 피부에는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다. 커피는 기본적으로 피부에는 좋지 않다고 전해 들었다. 수분을 흡수해 체외로 배출시켜 몸속에 잔류한 체액을 최소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험을 보거나 중요한 장소에 갈 때는 커피를 최대한 자제하라는 권유도 있다.
언제까지 카페라떼를 마실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카페라떼를 마셔볼 요량이다. 그렇다고 중독은 아니다. 애호가라고 부르면 좋을 듯 하다. 커피 애호가. 다양한 메뉴를 이것저것 마셔 맛을 평가하는 입장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스스로를 카페라떼란 단일 메뉴 하나를 꾸준히 시키고 사랑하는 매니아라고 생각한다. 영화로 비유하자면 씨네필 같은 것이다. 만약 한국에서 공차가 문을 닫게되어 사라지는 날이 있더라도, 나는 그 마지막날까지 매장을 지키며 카페라떼를 사수할 것이다. 카페라떼와 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로미오와 줄리엣, 미녀와 야수 같은 작품 속 주인공들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