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의 세 번째 편지

by 이동훈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많이들 들어보셨지요? 만화영화 짱가의 노랫말입니다. 오늘은 유난히 흥이 돋았던 모양인지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날이네요. 아마 좋은 일이 저를 기다리고 있나 봅니다.

오늘은 꿈에 대해 말해보고 싶어요. 뭐, 여기서 말하는 꿈이란 자고 깨어났을 때 느끼는 꿈의 감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Dream’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장래희망 같은거요.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학교에서 장래희망이 무엇이냐고 선생님들이 물어보기도 하고, 그것을 생활기록부 같은 곳에 조그만 손글씨로 적어 내기도 합니다. 어떤 친구들은 가수가 되고 싶다며 노래로 자신의 솜씨를 뽐내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친구는 학자가 되고 싶다며 자신의 공부 요량을 보여 주기도 합니다. 그만큼 꿈이란 각기 다양하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 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지요.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사회에서 말하는 기준에 맞추어 살아갑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명문대를 지향하고, 졸업을 하면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전문직에 합격해 고도의 능률을 요구하는 일을 맡아 기득권이 되기 위해 노력하죠. 언제부터였을까요. 단지 잘먹고 잘사는 게 목표가 된 이 현실이 말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선비라는 개념이 있었어요. 글공부를 통해 입신양명을 하거나, 고도의 정신성을 지켜 양반으로서 살아가는 사람들 말입니다. 그들에게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는 분명히 구별된다는 어떤 품위 같은 게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늘 자신을 수양하고 공부하기 위해 노력했지요. 불빛이 없으면 반딧불을 잡아 공부를 한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형설지공이란 말인데, 정말 선비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꾸준한 노력과 성실함으로 자신의 됨됨이를 절제하고 깎아내는 것이지요.


사실, 자신을 수양한다는 것은 늘 고되고 어려운 일에 해당합니다. 계속되는 유혹을 참고 견디며 인내해야 하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떨어져 나가거나 방향을 선회하여 다른 길로 회피하곤 합니다. 자기 극복의 길은 이렇게도 어렵지요. 한때 작가를 지망했던 저로서는 늘 자신의 한계를 끝까지 밀고 나가 어떤 인내의 벽에 닿게 되는 과정을 여러번 경험했었습니다. 때로는 탈진하듯 쓰러질 것 같아 바닥에 널부러져 앉아있던 적도 있었고, 우울감과 불안함에 잠식되어 일상생활조차 이어나가기 힘들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고뇌했고 매번 번뇌에 가득 차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 문득 저를 돌아보니 실날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 말로는 형용할 순 없지만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는 내면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던거에요. 점차 기량이 나아지고 절제와 인내가 가능해지다보니, 조금 더 그 꿈에 근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가란 꿈,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그 꿈에 말입니다. 불편하면서도, 고통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달콤한 상상을 통해 희망찬 미래를 꿈꾸곤 했던 그때였네요.


꿈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랍니다. 나날이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성찰을 통해 내면을 점검하고 있어요. 어렵긴 한데, 가끔은 재밌고 또 흥미진진하며 벅차오르기도 합니다. 모순적이지만 늘 새로운 시도도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여러분은 혹시 어떠신가요? 어렸을 때의 꿈이 무엇이었나요? 그 꿈을 현재 이룬 채로 인생을 살아가고 계신가요? 사람은 자고로 꿈꿀 수 있을 때 아름다운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겠지만, 내면에 살아 숨쉬는 꿈의 길을 따라 걷는 것도 참 멋있는 법이거든요. 지극히 정적인 고요함 이전에는 늘 혼돈과 위기가 찾아오는 법입니다. 설령 그 꿈에 가까이 다가가있지 않더라도 언젠가 그 꿈이 실현되길 바라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죽을 때까지 어떤 존재로 거듭날지 알 수 없는 열려 있는 존재이니까요.


사람이 사람을 딱 봤을 때 느껴지는 아우라라는게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아우라는 꿈을 통해 극대화된다고 생각합니다. 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아우라는 다릅니다. 있는 사람은 아름답고 향기가 나며 눈빛에서 광채가 나는 법입니다. 우리 모두 전자의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의 꿈을 응원하겠습니다. 이상 L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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